오늘의 시 한 편 (11).
매일 시 한 편씩 올리다 보면, 금방 한 권의 책을 읽게 되겠지요?
첫 번째 책은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창비-2024)입니다.
또 하루
박성우
날이 맑고 하늘이 높아 빨래를 해 널었다
바쁠 일이 없어 찔레꽃 냄새를 맡으며 걸었다
텃밭 상추를 뜯어 노모가 싸준 된장에 싸 먹었다
구절초밭 풀을 매다가 오동나무 아래 들어 쉬었다
종연이양반이 염소에게 먹일 풀을 베어가고 있었다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 마음을 붙잡은 문장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맑은 날, 평화로운 전원 풍경이 펼쳐진다. 평범한 일상, 따뜻한 세상이다. 뒷모습이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결말이 시적이다. 하마터면 수필 같을 뻔 했던 글이 시가 되었다. “아보하” 요즘 젊은이들 인사라고 한다. “아주 보통인 하루”면 행복한 날이라는 뜻이다. 하루 하루 행복한 날들이기를… 여러분 모두 아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