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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피어난 동심

― 김옥애 동화집 『아빠, 냉이꽃 예쁘지요』(좋은 꿈, 2022)를 읽고

by 민휴

전남일보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다. 4권의 장편 동화와 4권의 동시집을 발간했고, 한국아동문학상을 비롯한 굵직한 상들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이번 동화집도 초등 교과와 연계된 동화집으로 어린이들의 학습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토룡 엄마와 은지」(11P에서)

흙 전문가인 지렁이를 구해주는 착한 은지. 자기의 아이를 구해 준 은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찾아온 지렁이, 은지의 손바닥 위에서 비행기를 탄 것 같았다는 엄마 지렁이. 동물을 좋아하는 착한 아이 은지. 모두 흥미로웠다.




「무조건 네 친구 되어 줄게」(25P에서)

소원을 들어주고, 무조건 친구가 되어주겠다던 약속도 지킨 망개 도깨비가 좋아하는 도토리묵을 만들어준 가족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는데 사람들은 그것들과 노느라 도깨비를 까맣게 잊어버린다. 사람들에게 복수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조용히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서 안심이었다.



「강아지 바지의 꿈」(39P에서)

바지들도 사람들이 자신을 아끼고 잘 입어주기를 바란다. 싸구려지만 편한 바지는 예쁜 여자아이가 좋아해서 너무 자주 입어 찢어졌다. 아이가 정성 들여 꿰매는 순간에 바지는 생각한다. “이렇게 누구에게 관심을 받는 순간이 최고의 행복일 거야”




「강이와 비단이」(51P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단실을 뽑고 싶은 누에들. 으뜸가는 비단실을 만들고 싶었지만, 쌍둥이 고치가 돼버려서 거친 실이 나온다는 말에 실망했지만, 거친 실도 어딘가 쓰임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아빠, 냉이꽃 예쁘지요」(61P에서)

엄마는 필리핀 사람이다. 결혼 후 얼마 되지 않아 사고로 죽은 아빠, 아빠가 결혼식 날 엄마에게 주었다는 냉이꽃. 아빠의 체취가 남아 있을 것 같은 마른 냉이꽃을 손수건에 싸서 귀에 갖다 대며 얼굴도 모르는 아빠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는 승아의 마음에 동화되어 울컥했다.




「젖니가 아직 남았사옵니다」(75P에서)

송곳니가 흔들리는 현지는 학교 예술제에서 연극무대에 서야 한다. 얼굴에 붙은 핀 마이크를 잡아떼는 순간 이가 빠져 사라졌다. 까치에게 새 이를 부탁하려고 이가 빠지면 할머니께 갖다 드리기로 했다. 그 이를 지붕에 던지면서 까치에게 부탁한다고 할머니가 알려 주셨다. 연극 도중에 대사를 잊었지만, 재치로 잘 넘긴다.




「작은 비밀 하나」(93P에서)

보육원인 신애원에서 자라는 모세와 준상. 반장의 새 운동화 한 짝이 없어진다. 무언가 없어지면 가장 먼저 의심받는 아이들. 범인은 학교 근처에 사는 반장네 강아지였다. 친구가 의심받았다는 말을 친구에게는 비밀로 한다.




「닭들 잘못이 아니었어」(105P에서)

닭들이 알을 낳지 못한다. 열 마리의 닭들이 매일 하나만 알을 낳는다. 그 귀한 알은 닭 모이를 주고 닭장 청소도 하는 손주인 재수의 몫이다. 알을 낳지 못하는 닭들을 팔기로 하는데 닭장을 청소하다 흙 속에 많은 껍질을 발견한다. 급히 달아나는 쥐들도 보인다. 쥐들이 달걀을 훔쳐 먹은 범인이었다. 닭들은 팔지 않기로 한다.



김옥애 작가는 자연 속에서 소재를 찾아 의미 있는 동화로 썼다. 지렁이와 누에, 닭, 냉이꽃 등 어린이들이 잘 모를 수도 있는 생물들의 생태에 맞는 이야기를 남겨서 자연 속에서 벌어지는 유용한 활동들을 알리고 있다. 자연의 소중함을 동화로 만나는 어린이들이 행복할 것 같다.




동화의 편 편마다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라 독자의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작가가 자연에 관심이 크고 자연 속에 어우러져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주인공마다 모진 마음이기보다는 순박하고 정이 많아 이해하고 어울려 살려고 하는 착한 면모를 갖추고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훈훈한 마음이 된다.




「작가의 말」에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어린이가 되었으면’, ‘건강하고 꿋꿋하게 자랐으면’하고 어린이들에게 거는 희망을 말하고 있다. 냉이꽃의 꽃말은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라는 것도 알려 준다. 그리고 또 질문을 통해 생각하도록 한다. “여러분도 나의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대상이 있는지”를. 나에게도 모든 것을 바칠 대상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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