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한가운데

봄날의 일기

by 민휴


[26.3.20.] 블루베리 나무 보식


블루베리 하우스 화분을 똑같이 관리하는데 죽은 나무가 생긴다. 높은 기온, 습해, 굼벵이 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화분마다의 사정을 자세히 알 수 없기에 나무를 잘 살펴서 나무의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데, 우리는 아직도 많이 서툴다.


오늘 새로 심은 블루베리 나무는 열두 그루였다. 라인마다 곳곳에 숨어 숨바꼭질하듯이 숨겨져 있다. 어제부터 나무를 심을 흙을 만들었다. 옆지기와 첫째는 블루베리 화분의 갈아야 할 흙을 밖으로 빼냈고, 나와 둘째는 새 흙을 만들었다. 피트모스, 펄라이트, 왕겨를 섞어서 물을 뿌려 나무를 심을 가운데 부분의 흙을 만들었다.


비닐하우스 속에서 일하던 옆지기가 뒤영벌에 쏘였다고 밖으로 나왔다. 응급주사를 꺼내 놓고 의자에 앉아 쉬었다. 혹시, 작년 여름처럼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오면 어쩌나 싶어서 살펴보았다. 내 경험상 낮에는 괜찮아도 자고 나면 부어오를 것이라서 냉찜질을 했다. 다음 날은 가렵기도 하고, 부어올라서 결국엔 병원에서 주사도 맞고, 약도 처방받았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긴장했다가 지금은 풀렸다.


든든한 큰 아들이 작업에 합류했고, 준비된 작업이라 빨리 끝났는데, 화분 위에 멀칭을 하자고 한다. 멀칭은 잣 껍질을 화분 위에 올려주는 작업인데, 이번에 심은 화분을 먼저 끝내고, 지난여름에 보식했던 화분이 50여 개여서 그 화분들을 찾아서 멀칭 해주는 작업을 했다.


멀칭을 안 해 준 화분은 이끼가 생기고, 풀도 잘 자란다. 어린아이가 무언가를 달라고 보채는 형국이다. 아직 마무리를 못했지만, 바빠서 하지 못했던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그새 복숭아나무 가지 치기는 며칠 미뤄지고 있다.




[26.3.24.] 멀칭 작업


지난 주말에는 블루베리 보식 후에 멀칭을 마무리했다. 잣 껍질이 알맞게 부식이 돼서 좋은 거름이 될 것 같다. 한차례 물을 줬더니, 흙도 나무도 건강해 보인다. 리어카에 흙을 싣고 골목골목 다니다가, 흙이 부족한 화분에 흙을 넣어 줄 때, 배고픈 아이에게 밥을 주는 엄마처럼 뿌듯한 마음이 된다. 튼튼하게 자라다오.



지난여름에 보식한 나무들도 꽃이 많이 피었는데, 나무를 키워야 해서 꽃을 많이 따주었다. 화분 위에 따 놓은 꽃들이 아깝지만 더 자란 후에 열매를 맺어야 나무도 성장하고 좋은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보식한 나무들은 어린 나무인데도 부지런히 꽃을 피워서 놀라웠다. 따 놓은 꽃들이 화분에서 다시 한번 피었다.


다른 나무들도 전체적으로 꽃 솎기 작업을 해줘야 할 정도로 꽃이 많이 피었다. 할 일들이 쌓여 있어도 꽃을 보면 행복해지는 이 마음은 봄봄봄 봄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민휴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책 읽고, 글 쓰는 농부 작가" 입니다.

569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8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