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란 동시집 『나비의 기도』 (고래책방, 2022)를 읽고
1954년 화순에서 출생했다. 2010년 [오늘의 동시문학]으로 등단했다. 『둘이서 함께』, 『얼굴에 돋는 별』을 출간했으며, 열린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두 권의 동시집에서 좋은 반향을 일으켰던 문성란 작가의 이번 동시집은 경기도문화재단 후원으로 발간된 책이다. 66편의 동시에 그림 작가 손정민 님의 순하고 다정한 그림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머리말에서
“이 책에 있는 동시 중 한 편이라도 세상의 아름다움인 어린이와 어린이의 마음을 간직한 어른에게 가 닿아 고운 물들이기를 소망하며”라고 썼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작가는 나비의 날갯짓에서도 기도하는 마음을 찾아냈다. 기도하는 사람처럼 조심스레 내려앉아 정성으로 날개를 모으는 나비의 몸짓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라본 작가는 사람들도 일상에서 기도하는 자세를 갖기를 바라고 있다.
1부 : 나비의 기도
자연에서 자라 자연에 물이 들었다는 말처럼 자연현상을 동시로 표현한 것들이 많다. 흙에 물이 스미는 것을 ‘전달’한다고 표현한다. 빗방울은 후두두둑 시끄럽게 놀고, 눈송이는 잠잠 조용하게 논다. 입에 담고 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후~ 도 있다. 여름이 나누는 푸른 인사도 들을 수 있다. 이랑과 고랑이 합쳐서 흙이 된다.
2부 : 소리 도장
오래된 집에서 들리는 삐걱거림이 반기는 소리라 한다. 비가 내리길 기도하는 소리에 하늘은 꽝꽝 천둥소리로 도장을 찍어 준다. 초가을 무대에는 돌아갈 시간이 늦은 매미와 서둘러 나온 귀뚜라미가 노래하고 친구와 가족 이야기도 나온다. 막내 이모 시집보낸 할머니도 빈 가지의 겨울나무도 숙제 끝이다. 사막에서 별들이 길을 알려 주듯이 게임을 하는 삼촌 방에도 길 알려주는 별이 뜨길 바란다.
3부 : 싸목싸목 할머니
호수가 펼쳐 놓은 하늘 책은 물고기가 읽고 또 읽고 사람도 읽는 책, 어떤 바위는 꽃 이름을 줄줄 외우고, 수평선도 ‘침묵은 금’이라는 걸 안다. 말끝마다 싸목싸목 정겨운 할머니, 짐도 사람도 업어주려고 무릎을 꿇는 고마운 낙타, 여름이 완성되는 낱말 퍼즐과 초록 식물들은 죽은 건물까지 살려내고, 알콩과 달콩, 오순과 도순 등 마주 봐서 좋은 짝을 이룬다. 꽃도 새싹도 아이들도 어쩌지 못하는 꽃샘추위, 나에서 우리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버스는 종일 더하기 빼기를 하며 손님을 태웠다 내렸다 숫자놀이를 하고 입속에는 달도 있다.
4부 : 말이 달리는 아침
물풀이랑 물고기들 다칠까 봐 강물은 얼음장 떠안고 있고, 연두가 초록으로 스밀 때 꿩은 알람을 울린다. 나뭇잎은 1년을 살고 나면 거름이 되고, 산봉우리는 잘했다고 하늘이 쓰다듬어요. 내리다 그치다 장맛비도 어리둥절해서란다. 고추는 가루가 돼도 맵고, 버스가 오면 털실처럼 모여 있던 사람들이 풀리듯 버스에 오르고, 아침이면 엄마의 말과 내 말이 달리고. 입맛 온도계는 모두 다르다. 할머니의 새벽기도는 나비처럼 날아올라 하늘까지 간다.
자연의 이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사람들의 생활과 엮으려는 억지도 없다. 동시를 읽으면 ‘아! 그렇구나!’라고 금방 수긍이 간다. 자연현상에서 사람들의 생활과 닮은 점을 찾아내고 그 위에 기도하는 마음을 살며시 얹어 보는 작가의 소원들이 다정하다.
호들갑스럽지 않고 잔잔하고 따사로운 성격의 문성란 작가가 성품처럼 친근하게 자연과 우리의 삶을 느끼고 연결하여 사랑하는 어린이들의 시선으로, 마음으로 쓴 동시들이기 때문에 독자들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며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동시를 쓰자고 힘쓰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문성란 작가의 세 번째 동시집 『나비의 기도』가 독자들의 마음이 가 닿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