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걱정의 끝은 어디일까?
넌 걱정이 습관이야
내 삶에서 걱정이 대체 언제 시작되었는지 찬찬히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태어났을 때부터? 학교를 다닐 때부터? 대학을 다닐 때부터?
혼자 고민하고 내린 결론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인정받고 싶었고, 실수를 하면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이게 문제 되면 어떡하지? 헉... 지원금 전액 환수?'
최악의 상황들은 항상 사회초년생이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졌을 때, 나보다 조금 일찍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한 친구들에게 내 고민을 터놓기 시작했다.
처음엔 진지하게 답해주던 친구가 터무니없고 현실성 없는 내 고민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한마디 했다.
"넌 걱정이 습관이야"
내 걱정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하지만 아주 큰 말도 안 되는 결과를 불러오곤 했다.
심지어 그 걱정은 해결될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퇴근 후 편안해야 할 그 시간에 받은 말도 안 되는 걱정거리로 이루어진 전화와 문자를 받은 내 지인들은 얼마나 스트레스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원래 불안이 있어야 한다.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에서 오은영 박사님이 하신 말씀이다.
"불안이 있어야지 자신을 지키고 살아가기 때문에... 그런데 이게 정도의 문제인데요"
자기 직전 몽롱한 상태에서 보고 있던 유튜브 영상에서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문장이었다.
아무도 나에게 어느 정도의 불안은 정상이라고 알려주지 않았었다.
그저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들은 나쁜 감정이고 불필요한 감정이라는 생각만 했다.
이전에 내가 생각하던 불안은 그냥 내 정신을 갉아먹는 감정에 불과했었다.
이번 기회에 '불안'이라는 감정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정도의 통제는 가능해야 하는 감정?"
나 혼자 멋대로 내린 정의는 이 정도였다.
불안함은 내 인생에서 없애야 하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필요한 감정이라 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넌 대체 그런 걱정을 왜 하는 거야?
나도 그게 궁금하다.
난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걱정들을 하고 있을까?
내 걱정은 사건이 있을 때 생겨나기도 하지만 밥을 먹고 있다가도 '어.. 그때? 나 그거 말실수인가..?' 하며 시작되기도 한다.
정말 걱정이 습관일까 싶을 정도로 한 가지가 해결되면 곧바로 다른 걱정이 따라붙는다.
걱정을 하는 나 자신이 비정상은 아닐까 걱정한 적도 있다.
사실 지금 브런치에 글을 업로드하는 것도 설레는 감정보다는 불안한 감정에 더 가깝다.
그렇지만 내가 왜 이런 걱정들을 하는지 내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
오늘 한 걱정은 얼마나 쓸데없는지 기록하고 이후에 다시 읽으며 '이런 걱정까지도 했었구나, 그런데 아무 일도 안 일어났구나' 회상하기 위해서,
다른 걱정들을 하는 사람들에게 '와.. 이런 걱정도 하는 사람이 있어? 나는 아무것도 아니네' 하며 위안을 주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수많은 걱정을 하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보기 위해서,
글을 계속 업로드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