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무 쉽게 신뢰를 말한다.

Part2. 신뢰: 솔직함이 자라나는 토양

by Motivator

수영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성인이 들어가도 깊은 물속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아빠는 아이를 건져내 주면서 방긋 웃음을 터뜨린다. 아빠의 어깨만큼 오는 깊은 물속에 뛰어들면서 아이는 주저하거나 망설이지도 않는다. 또 뛰어들고 그렇게 아빠와 장난을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잠시 아빠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 사이 아이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아빠는 아이가 물속에 들어간 지도 모른 채 가족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내가 걱정이 되어 벌떡 일어났다.

그러던 찰나 아이가 물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 아빠는 부랴부랴 아이를 물속에서 건져냈다.


아이는 밝게 웃으면서 아빠에게 이야기했다.

" 아이~~~ 아빠 왜 이제 왔어!"

겁에 질린 표정일 줄 알았던 아이는 해맑게 웃고 있었다.


신뢰란 무엇일까?

"Willingness to be Vulnerable"
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태를 기껍게(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상대가 내 취약성을 악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아래 ‘통제와 확인을 잠시 내려놓는 선택’이라고 정의한다.

상대방의 약속된 행동이 반복되면 나는 기껍게 나 자신을 상대방에게 맡기는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아이가 아빠를 믿고 깊은 물에 몸을 던지는 것 역시 아빠를 '신뢰' 할 수 있기에 가능하다. 나를 건져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깊은 물속을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가는 것이다.


신뢰는 곧 이런 것이다.

내가 위험성과 불확실성에 있을 때조차 상대방이 나를 지켜줄 거라는 믿음
내 취약성을 내어 맡겨도 괜찮다는 안도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조직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구성원이 솔직한 의견을 말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수 있는 이유는, 그 결과가 불완전하더라도 조직이나 리더가 자신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 믿음이 없다면 누구도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다.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 투명한 의도.

신뢰가 만들어지는 첫 단추는 바로 상대방에게 숨은 의도 없이 선의로 다가간다는 것이다.

말과 행동에 어떠한 의도가 담겨있지 않은 채 편견 없이 나를 대해주는 모습들은 무엇인가를 바라고, 요구하고, 얻어내기 위한 움직임이 아닌 진정으로 나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말과 행동들을 보여준다.

이는 관계에 있어 신뢰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요소이다.


2. 일관성

신뢰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말과 행동이 상황에 따라 크게 바뀌지 않기에 상대방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누군가가 나에게 갑자기 특별하게 잘해주기 시작하면 "뭔가 꿍꿍이가 있구나~"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전에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행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관계에서의 '예측'은 신뢰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 중요한 포인트이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일관된 말과 행동들을 통해

"이 사람은 이러한 상황에 이렇게 행동할 것이다."
"이 사람은 나에게 이런 말들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면 분명 이유를 설명해 줄 것이다."

라는 예측 가능성이 생기게 되며, 자연스럽게 신뢰로 이어지게 된다.


3. 능력과 책임감.

이 부분은 너무나 기본적이고 당연한 부분이다. 자신이 맡기로 한 역할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해 수행해야 하며, 일을 그르칠 정도의 무능함을 보인다거나 책임을 회피하면 신뢰는 쉽게 깨진다.

신뢰할 수 없는 리더의 모습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뿐더러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전가하는 최악의 리더의 모습이 바로 그 모습이다.


뛰어난 역량과 태도가 뒷받침되기 시작하면 단순히 좋은 사람이 아니라 의탁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으로 이어지게 되고 신뢰가 공허한 감정이 아닌 실제적인 기반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신뢰는 말 한마디로 만들어지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신뢰'라는 말을 너무 쉽게 쓰곤 한다.


"난 널 신뢰해"

"우리 팀은 서로 신뢰해야지!"


회의실에서 회식자리에서 심지어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신뢰라는 단어는 자주, 쉽게 흘러나온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그 말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우리는 신뢰를 너무 쉽게 말하면서도 정작 그것을 어떻게 쌓아야 하고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막연하게 좋은 관계나 믿을 만한 성격 정도로 생각할 때가 많다.


“난 널 믿어”라는 선언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아이와 아빠의 수영장 장면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단순하다.

신뢰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행동을 통해 확인되고 축적되는 경험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사용하는 “신뢰한다”는 말. 그러나 그 말의 진짜 무게는 나의 가장 연약한 순간을 기꺼이 맡길 수 있는 믿음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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