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의도'-모든 말의 출발점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말이 있다.
" 오늘 전무님이 하신 말씀이 어떤 의미인 것 같냐? 그래서 진행하면 되는 거야? 아니면 뭐 다시 조사해서 재보고 하라는 말씀이었던가?"
" 좋다고는 하셨는데, 마지막 말씀이 진행을 하라고 하신 것 같게 들리지는 않아서 저도 좀 헷갈리네요..."
이미 회의시간은 마무리되었고, 무엇을 하자고 이야기는 끝났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서로 묻고 있다.
말을 되새기며 어떤 의도로 이야기를 했는지 의미를 해석하고 있는 모습들.... 조직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모습들이다.
말에는 의도가 담겨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서로의 말을 해석함에 있어 많은 생각을 갖게 된다.
그것이 좋은 의도이든 나쁜 의도이든 의도가 담긴 말이 전달되는 순간, 사람은 의도를 읽기 위해 생각을 하게 된다.
의도가 없는 말이 존재할 수 있을까?
말을 선택하는 순간, 그 안에는 최소한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나 표현하려는 감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철학적인 관점에서 엄밀히 말하자면 완전히 의도가 없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아무런 의도 없었어~"라고 말할 때는 실제로는 깊은 계산이나 특별한 목적은 없었다는 뜻일 때가 많다. 아주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말 한마디 "날씨가 좋다~"라는 말 안에도 상대방을 조종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사실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거나,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경우도 있다.
즉 의도가 없다기보다는 작고 자연스러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의도의 성격이지, 의도의 유무가 아니다.
우리가 조직 안에서 하는 말 중 관계에 있어 상대방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될 수 말들과 선한 의도가 담긴 투명한 의도는 서로의 관계에 있어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된다.
반복되는 선한 의도가 담긴 말과 행동을 통해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는 단단한 신뢰가 구축된다.
관계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하는 말들을 떠올려 보면 그만큼 자연스럽고 투명함이 전제되어있는 말들이 오고 가게 된다. 말을 듣는 순간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더 이상의 해석이나 의도를 파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반대로 상대와 경쟁해야 하는 관계, 내 이익을 더 앞세워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하는 말들을 떠올려 보면 말을 곱씹어 생각해 보고 다시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존재하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의도의 성격이 나쁜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좋은 의도를 갖고 있는 말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하는 말들에 담긴 의도가 많은 해석과 또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만큼 의도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한 의도, 투명한 의도는 결국 신뢰를 키우지만 숨겨진 의도, 자기 이익만을 위한 의도는 불신을 낳게 한다.
사람들이 의도가 없다고 느끼는 순간은 그 말이 명료하고 투명해서
굳이 해석할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의도가 없음이 아니라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어 해석할 여지가 없음에 가까운 것이다.
조직의 건강은 결국 말에 달려 있다.
서로의 말을 곱씹어 해석해야만 하는 조직은 이미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조직이다.
반대로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은 이미 건강한 조직이다.
좋은 의도의 말은 '신뢰'를 만든다. 그리고 그 신뢰 위에서만 '솔직함'이 자라날 수 있다.
의도가 분명하고 투명할 때, 우리는 불필요한 해석 대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게 된다.
말은 듣는 것이지 읽으려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도 회의실 안에서 주고받는 대화 속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말을 읽으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