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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vator May 09. 2022

거저먹은 시간은 위험하다.

 예전 아주 큰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마치고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계시는 한 대기업의 리더분을 교육장소에서 뵌 적이 있었다. 무려 20여 년 동안 조직생활을 하시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신 분이시기에 내가 궁금해하고 있는 부분에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대화의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다. 운이 좋게도 나는 그분과 1:1  파트너가 될 수 있었고,  함께 식사를 하며 여러 가지를 여쭤볼 수가 있었다.

 당시 커리어 개발과 성장에 있어 많은 고민이 있었기에 해당분야의 경험이 많으신 그분의 한마디 한마디는 나에겐 정말 큰 도움이 되었었다. 점잖은 말투로 나에게 하셨던 한마디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 10년 20년 30년이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선생님, 운 좋게 동기들이 어려운 일들로 고생할 때 이런저런 어려움들을 피해 갈 수 있었던 저는 당시에는 너무 좋았지만 그렇게 조직생활을 연명하며 지내오다 보니 결국 내가 진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이런 자리에서 만나 뵙는 선생님들과 비교하면 난 참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시간을 거저먹으며 보내니 진짜 뭐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라도 지금이라도 뭔가 배워보려고 용기를 내었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진다. 결국 어떻게 그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질 수 있게 된다. 

시간이란 참 정직하다. 결국엔 내게 무엇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정말 거짓말 같이 그 부분을 요구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흘러온 시간을 뒤돌아보면, 내가 그 부분을 연습하고 충분히 채울 수 있었던 시간은 분명히 존재했었다는 것이다. 다만 그 과정을 어떻게 경험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제대로 준비했는지에 따라 지금의 내 어려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생활을 해오면서 나 역시 나에게 주어진 많은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나는 과연 내게 부여된 시간 앞에서 충실히 그 과정을 감내하였는가?


 경험의 축적도에 따라 고민의 깊이는 달라진다.
내가 경험하지 못하고 무심코 지나쳐온 시간이 있으면,
생각의 폭은 제자리에 멈춰 있게 된다. 


단계가 생략되어 건너뛰고 오른 계단은 자칫 실수하게 되면 넘어질 수가 있다.
 두 칸 세 칸을 한 번에 올라본 경험이 있는가?
다리의 폭은 더 벌어지게 되고  힘은 두배 이상으로 더 들게 되기 마련이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그 과정안에 서지 못했다면 시간은 되돌릴 수가 없기에 추가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마치 계단을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두배 이상의 노력을 쏟아부어야 당시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직을 하고 새로운 조직에서 자신의 울타리를 만들어 나갈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오고 있는 회사에 오면 덜컥 겁이 나게 된다.


 물론 어떤 이는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었던 경험의 시간이 있을 테고, 누군가는 가질 수 있었음에도 슬쩍 등을 뒤로하며 피해 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뭐든 상관없다. 결국 시간은 솔직하게 결과로 대답해주고 있으니까 ….

냉정한 말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다는 이야기다. 


거저먹은 시간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라있다면 그 자리는 위험할 확률이 높다.

차근차근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서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신의 부족했던 뒤를 돌아보고 스스로 채우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거저먹은 시간은 위험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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