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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현우 대표 Aug 25. 2019

맛있는 글을 써야 하는 이유

글쓰기를 요구하는 현대사회

    글쓰기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지레 겁먹게 만든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잘 쓸 수 없다. 필자도 글쓰기 경력이 길다. 20살 초반 시작한 글쓰기 경력이 5년이 넘었다. 5년이라는 세월이 누구에겐 짧을 수 있지만 계속 무언가를 꾸준히 썼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대학 시험이다. 중간, 기말고사에서 답을 쓸 때 항상 주관식으로 써야만 했다. 정해진 선택지 안에서 답을 골랐던 것과 다른 상황에 처했다. 수능 때 까지는 많이 외우기만 하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사당오락이란 말이 존재하듯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 웃었다. 대학부턴 달랐다. 아무리 많은 내용을 외워도 이를 글로 표현해내지 못한다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없었다. 취업이 안 되는 현실 세계에서 높은 학점을 받기 위해 글쓰기 공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글쓰기 공부의 시작은 필사였다. 유명 일간지 기사의 오피니언 부분을 따라 쓰기 시작했다. 조선일보의 만물상, 중앙일보 시시각각을 매번 필사했다. 따라 쓰는 양이 늘어날수록 글쓰기 실력도 늘었다. 글쓰기가 늘었다는 걸 체감한 건 시민기자로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글을 쓰다 보니 남의 글을 베끼기에서 멈추지 말고 내 생각을 세상에 보이고 싶었다. 어느 정도 실력이 늘었는지 객관적으로 테스트받고 싶기도 했다. 이와 같은 욕심으로 인터넷 언론사에 시민기자 신청을 했다. 규모가 큰 언론사는 아니었다. 무작정 그 당시 관심 있었던 정치 이슈에 대해 사설을 작성했다. 생각을 정갈하게 표현했다. 따라 쓰며 익힌 글의 구조에 맞춰 써 내려갔다. 특히, 신문 기사에서 발췌한 좋은 표현들을 본인의 것으로 녹여 썼다. 딱딱하기만 한 글에 기름을 부었다. 두 시간가량 카페에서 글을 쓴 후 언론사에 제출했다. 


    전화를 해보니 따로 기자를 뽑지는 않는다고 했다. 학생은 더욱이 어렵다고 했다. 글을 써서 보낸 정성을 생각해 회사 대표에게 문의한 후 답변 주겠다고 한 후 통화를 마쳤다. 그다음 날 해당 언론사에서 전화가 왔다. 대표가 글을 보고 흥미를 느꼈으며, 시민기자로 활동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글쓰기 맛을 알게 된 계기였다. 항상 열심히 썼지만 평가받은 경험이 없어 자신감이 부족했다. 그 기회를 통해 공적으로도 글쓰기 실력을 인정받아 성취감을 느꼈다. 수락을 받은 후 글을 계속 써 내려갔다. 일주일에 두 편을 목표로 글을 썼다. 글쓰기를 하려면 좋은 재료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글자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양질의 독서를 시작했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게 이렇게 흥미롭다는 것을 처음 깨닫는 계기였다. 또, 생각을 계속해야 했기에 사고력이 향상했다. 


    글쓰기 역량은 모든 활동의 기본이다. 다독은 결국 많은 분야에 다식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책 한 권을 읽다 보면 궁금증이 생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책을 읽었다. 이와 같은 사고력은 학점 외에도 대외활동, 공모전에서도 큰 힘을 발휘했다. 글을 쓰고 난 뒤 느껴지는 뇌의 여운이 좋았다. 두뇌가 정지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시호를 보냈다. 어느 활동을 해도 리더로 역할했다. 자신의 생각을 뚜렷이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말을 할 때 글쓰기와 같이 두괄식으로 하며, 논리 정연하게 표현했다. 같이 활동한 팀원은 자연스레 필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의견을 따랐다. 결과는 대부분 좋았다. 참여한 공모전에서는 수상을 했으며, 기자단 활동에서도 좋은 콘텐츠를 생산해 상을 받았다. 단순히 글쓰기라는 활동이 이와 같은 많은 혜택을 초래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글쓰기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매주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이 보고서는 본인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평가지표였다. 그 외에도 사업 계획서, 분기 보고서 작성이 필요했다. 과거에 배운 글쓰기 능력을 적용했다. 단문과 객관적인 수치 자료를 기반으로 글을 작성했다. 최대한 복잡한 표현을 생략하고, 필요한 내용만 기술했다. 같은 팀원도 필자의 글쓰기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그 결과, 사원임에도 중요한 사업 계획서 작성을 담당했다. 입사를 하고 보니 글쓰기 역량과 업무 역량을 정비례 관계라는 것을 깨달았다. 글을 잘 쓰는 선배는 그에 맞게 업무 처리 능력이 뛰어났다. 이와 달리 비문이 가득하고 중언부언하는 글을 쓰는 선배의 업무 역량은 현저히 떨어졌다. 글쓰기 능력이 모든 활동에 기본이 된다는 점을 실제로 느꼈다. 자신의 생각을 간결하고 깔끔하게 나타낼 수 없는 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없었다. 


    회사 내 선배들과 대화해보면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다수였다. 출장을 가며 글쓰기 역량 향상법을 소개했다. 기초적인 필사를 권유했으며, 좋은 도서를 소개했다. 설명을 들은 선배는 당장 실천해보겠다고 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0분 정도 짧게 설명하려고 했던 대화가 1시간이 넘어갔다. 자신이 필요한 부분이라 경청했다. 한 가지를 설명해주면 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했다. 회사 생활에서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했다. 여러 번 설명하다 보니 이들을 위한 가이드북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다. 지금까지 공부해온 글 쓰는 법을 사람들에게 공유해 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했으면 한다. 또, 인터넷 언론사의 Click Bait(선정적인 제목으로 대중의 흥미를 끄는) 기사에 당하지 말고, 사건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키웠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쓴다. 사회 구성원이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논리적인 사고 역량을 키운다면 국가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많아 방향을 잃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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