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어느 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민혁 Jul 23. 2023

내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는 삶.

내 것이 아닌 것을 던지면 받을 필요가 없다.

평온1



나도 예전엔 운전을 할 때 앞차가 빨리 가지 않는 것에 답답해하며 액셀을 밟으며 차선을 변경하고 치고 나가는 운전을 많이도 했다. 그리고 당연히도 크고 작은 사고들을 겪으며 혈기왕성했던 시기를 보냈다.


시간이 흘러 운전습관은 많이 변했다. 과속을 하지 않고 교통질서를 지키며 정속운행을 하는 운전습관을 들인 건 순수하게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


다른 차량들이 내는 경적이나 상향등은 그 사람의 현재 상황이나 기분이지 내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것에 굳이 내가 반응할 필요가 없었다. 뭐가 그리 급한지, 무엇에 그리 화가 났는지, 나와는 상관이 없었다. 운전대를 잡아도 평안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정속운행을 하고 있는 나는 내가 원하는 곳을 원하는 시간에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확신이다. 그리고 생각했다. 과속이나 난폭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분명 몇 가지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1. 화장실이 급한 게 확실하다. 급똥일 확률이 높다.
2. 다른 차들을 배웅과 엄호해 주려고 앞으로 나가려는 것이다.
3. 생각에 없던 돈이 생겼는데 쓸데가 없어서 범칙금으로 세금을 내고 싶어서다.
4. 인생에 그리 크게 중요한 사람이나 물건, 돈 등이 있지 않아서 언제라도 세상과 이별해도 미련이 없어서다.


나는 운전을 할 때 늘 한가로운 카페에 앉아서 강을 바라보거나 나무와 꽃들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는 느낌으로 한다. 여유를 꼭 가져야 할 상황을 잘 파악하는 건 새로운 무언갈 얻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하는 것보다 지금 현재 잃고 싶지 않은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한 바람이다. 후회는 생각보다 정말 짧은 시간에 사람들의 온몸을 휘감고 사라지는 유령 같은 것이다.



평온2
평온3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은 변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