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이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것을
어떤 생각도 없었던 때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섬세하게 생각은 나지 않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의 행복감과
지는 노을의 아름다움에 심취해 몸이 가벼워지면서 미소 가루를 온몸에 뿌린 듯 미세한 느낌의 연분홍빛으로 세상이 물들었던 날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늘 그렇듯 시간은 흐른다.
흐르는 시간에 뜻하지 않은 생각은 쌓여가고
쌓인 생각은 스스로의 모습이 되어간다.
여전히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노을을 보지만
몸은 가볍지 않고 세상은 연분홍빛이 아닌 짙은 갈색빛으로 물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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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원하는 것들이 행복인 것이 확실해서 맞이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오롯이 행복으로 남진 않는다.
그렇듯 원하지 않는 것들이 행복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느 순간 원하는 것만을 맞이하고 받아들이진 않는다. 어차피 행복과 불행은 내 뜻대로 정해지는 것도, 내 뜻대로 남겨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곤 그저 소망한다.
모든 것들의 모습이 변한다 해도 그건 분명 행복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