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못하는 것들
그러나 오랫동안을 고심한 끝에 어느 날 그 친구와의 모든 것들을 끊었다. 휴대폰의 차단은 기본이고 관련이나 연관된 사람들과의 관계도 내가 먼저 손 내미는 일이 없게끔 자제를 했다. 가족들에게도 혹시나 그 친구가 찾아오면 나에 대한 근황이나 일들은 모른다고 얘기하라고 부탁했다. 친구와의 작별(?)을 하는 그날도 난 친구에게 따뜻하고 용기가 될 수 있는 말들을 해줬지만 돌아오는 폭언이 이전과는 다르게 내 마음을 흔들지 않았고 평화로웠기에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나 보다.
그 후론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이 동시에 생겼다. 좋은 습관은 어디에서건 누구와의 만남이나 관계를 맺어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겠다는 마음이었고, 나쁜 습관은 아니라고 생각되면 미련 없이 모든 걸 한순간에 끊어버리는 것이다. 며칠간은 잡념으로 혼자만 괴롭겠지만 이것이 불편한 것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관계란 게 그렇다. 어느 순간 어떠한 부분에 있어서 일방적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생각한다.
희생이라는 단어도 끊임없이 반복하면 결국 자신만 곪아 터진다.
그리곤 철칙이 생겼다. 마음으로 결정한 그 순간까지 절대 미소를 잃지 말자는 것이다.
만남과 관계는 무조건 좋음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한두 번 혹은 몇 번은 불편한 상황이 될 수 있고 비판으로의 진심도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홀딱 벗겨진 진심이 반복되는 가운데, 타인들은 괜찮은데 나만 불편하고 기분이 언짢으면 끊는 게 맞다.
그 미련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삶 속에서 자신만 곪고 썩어가는 것이다.
“조커”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생각했다.
미소 지으며 웃고 있는 입모양만을 보며 사람들은 같이 웃거나 손뼉은 쳐주지만 조금 고개를 들어 눈물 흘리는 눈동자를 보려고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