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관계는 꽉 차 있는 것이 아닌 적당히 비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관계에서 생각보다 진심이 아닌 경우는 흔하지 않다.
진심이 아닌 마음으로 타인을 대하는 것은 아무리 좋은 것으로 포장을 한들 서로가 오래 지속할 수가 없다.
그리고 우리들은 어느 순간 오해의 늪에 빠진다.
관계란 게 아홉 번 좋다가 한 번 상실하면 끝이듯
진심도 원하는 진심을 주고받다가도 의아한 상황과 모습에 실망을 갖게 된다.
그리곤 속으로 말한다.
“아닐 거야!”
분명 그런 건 하지 못한다고 했어.
분명 그런 건 먹지 못한다고 했어.
분명 그런 생각은 절대 없다고 했어.
분명 그런 행동은 할 수가 없다고 했어.
분명 그런 느낌은 가질 수 없다고 했어.
분명 그런 상황은 견디지 못한다고 했어.
...
자신이 알고 있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타인에게서 봤을 때
치밀어 오르는 부정의 감정들은 그 누구도 감출 수 없다.
`배신`이라는 단어만이 세상 온천지를 도배할 뿐이다.
그러면 또 하나의 깊은 관계는 그저 하늘의 별똥별처럼 사라진다.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한 피가 섞인 가족도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은 많다.
하물며 상대적으로 더 적은 시간을 함께한 타인에게서
되도록 많은 교집합을 찾는 건 욕심이다.
스스로가 쌓아나간 욕심의 틀 안에서 미움만이 커질 뿐이다.
좋은 것을 가까이하고픈 마음에
지키고 싶은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타인에게서 이해가 안 되는 마음은
맞지 않는 퍼즐 블록을 어떻게든 끼워 넣으려고 기를 쓰는 자신의 모습이다.
삶과 인생은 완벽하게 맞춘 퍼즐 블록이 아니다.
“우와~됐다!” 하며 벽에 걸어 놓는 것이 결과가 아니다.
군데군데 듬성듬성 비어있는 공간으로 남겨두는 것이 삶이다.
다른 사람보다 많이 비어있다고 실망이나 낙담할 필요도 없다.
누군가는 퍼즐 판을 거의 다 채우고 한두 개를 채우지 못했는데
그 채우고 싶은 한두 개를 이미 자신은 채웠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