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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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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혁 Mar 22. 2021

결코 모든 순간들이 아름다울 순 없다

만들어나갈 순간들은 아름답길 바란다

음악을 좋아했으며 학교는 시각디자인과를 나왔다.

음악이든 미술이든 혼자 하는 작업이자 일이다.

그러고 보니 글도 혼자 쓰는 일이다.

그렇게 쾌활 명랑했던 나였었는데 돌아보면 혼자인 공간에서 행복을 느꼈었나 보다.

그래서 오랫동안 한 일이 아무 말 없이 주방에서 칼질만 했었다.


시간은 생각보다 꽤 빠르게 흐른다.

매달 사서 모았던 잡지책이 알지도 못하는 공간에서 나왔다.

먼지가 쌓인 책이 빛을 보자 과거의 나도 문득 반짝거렸다.

영원할 것 같던 순간은 지나고 사라졌지만

숨이 멎는 그날까지 내 안에서 영원히 숨 쉰다.


많은 사람들의 순간도 매 순간 만들어진다.

아무것도 아닌 어느 주말 저녁에 넋 놓고 멍 때리던 순간도

시간의 농도가 짙어지면 속도가 줄어들고

그 순간이 반짝일 때가 있다.

누구든 여운이 깃든 순간을 떠올릴 때면 미소만 지었으면 한다.

결코 모든 순간들이 아름다울 순 없겠지만

아름다움으로 간직하고픈 순간들이 늘어나면

만들어나갈 순간들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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