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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하 Jul 22. 2024

겉빠속촉 맛집 '남장여자' -BY 민하

-------------------캔바가 그려준 남장 여자




겉빠속촉 맛집 '남장여자'

맛있는 요리의 수식어에 겉빠속촉이 있다면 드라마에서 겉빠속촉 역할을 톡톡히 하는 소재가 있다. 바로 '남장여자'다. 세익스피어의 명작 <십이야>는 남장여자를 모티프로 한 소설이다. 주인공 바이올라는 남장을 하고 오르시노 공작을 모신다. 공작은 올리비아를 사랑했지만 정작 올리비아는 오르시노가 아닌 남장을 한 바이올라를 사랑하게 된다. 십이야를 모티브로 한 영화 쉬즈더맨은 캐릭터이름도 원작과 같을 정도로 똑같은 스토리로 남장여자 설정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이외에도 많은 드라마와 영화로 남장여자설정은 꽤 인기가 있다. 왜 남장여자 모티프가 인기가 있을까?

첫째, 복잡한 긴장감이 있기 때문이다. 남장을 한 여자는 남자와의 스캔들뿐 아니라 여자와의 스캔들까지도 묘한 긴장감을 가지게 한다. 하나자카리노 미타치에의《아름다운 그대에게 라는 만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남장을 하고 남학교에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인공이 남자 체육고등학교에 위장전학 온 것으로 리메이크되었다. 주인공 미즈키가 사노의 높이뛰기 복를 위해 남학교에서 부딪히는 사사건건 일어나는 사건들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선사해 묘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둘째 낯선 호기심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성이 아닌 다른 성과의 만남과 사랑은 낯설면서도 궁금하다. 조선시대 영웅소설 방한림전은 방고나주라는 주인공이 남자로 위장해서 과거를 치르고 장원급제를 한다. 후에 영혜빙이라는 재상의 딸과 결혼을 한다. 평범해 보이는 남녀의 결혼이 실제로는 동성의 결혼이었다. 많은 작품에서 이뤄지는 로맨스가 남녀가 아닌 동성끼리 탄생한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재미요소를 더한다. 

셋째 기발한 코믹성이 있기 때문이다. 2013년 방영된 드라마 <잘 키운 딸 하나>는 어머니와 언니들을 지키기 위해 8살 때부터 아들로 자란 막내딸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여자 주인공 장하나가 가정형편 때문에 남장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매일 방송해야 하는 일일드라마의 특성상 남장이라는 콘셉트는 다양한 막장이야기를 탄생시키며 첫 회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런 코믹성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겉빠속촉은 겉은 빠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정반대의 성질이지만 맛있는 조합을 가리킨다. 남장여자도 마찬가지이다. 겉은 남자지만 진짜모습은 여자다. 남자로 위장한 여자는 겉은 강하고 속은 부드러운 겉빠속촉과 같다. 남장여자 드라마는 기존의 남녀 간 사랑이야기라는 틀에서 벗어난 정 반대의 조합으로 자극적인 소재가 될 수 있다. 복잡한 긴장감과 호기심, 코믹성이 있기 때문이다. 400년 전 십이야를 주인공 이름마저 똑같이 재현한 쉬즈 더맨이 현대에도 인기를 누린 걸 보면, 앞으로도 남장여자캐릭터는 계속 인기 있을 듯하다. 남장여자 드라마는 겉빠속촉 맛집이다.

캔바가 그려준 여장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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