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

한계를 이길 수 있었던 힘

by 민힐러

돌아보면, 올해의 나는 몇 번이나 한계에 닿았다고 느꼈다.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아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던 날도 있었고, 애써 괜찮은 척하며 하루를 밀어붙이던 날도 있었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 나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고, 또 하루를 살고 있었다. 가끔은 스스로가 어떻게 버틴 건지조차 알 수 없을 만큼 위태로웠지만, 그 속에도 분명 나를 지켜준 힘이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나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려는 작은 마음이었다. 거창한 다짐이나 계획은 아니었지만, “오늘까지만 해보자”라는 낮은 목소리가 매일처럼 나를 붙잡아주었다. 그 목소리는 비록 작았지만 진심이었고, 포기하기 직전의 나를 여러 번 되돌려 세웠다. 어쩌면 그 마음 하나가 올해의 나를 가장 멀리 데려온 힘이었을지도 모른다.


또 하나, 작은 루틴들을 지키려 했던 노력도 나를 버티게 했다. 매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만들어야 했던 주보, 꾸준히 이어온 글쓰기, 잠깐의 산책 속에서 올려다본 하늘. 이런 사소한 반복들은 마치 흐트러진 마음을 모아주는 실 같았다. 힘든 날에도 그 루틴을 지키려 했던 선택은, 결국 나를 무너지지 않게 한 보이지 않는 울타리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있었다. 크게 말하지 않아도 묵묵히 나를 지켜보던 이들, 기대지 않아도 곁에 있어주던 존재들, 그리고 짧은 안부 한마디로도 마음을 녹여주던 사람들. 그들이 있었기에 나는 올해의 어두운 순간들을 혼자가 아닌 채로 지나올 수 있었다. 누군가의 온기가 내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올해 나는 그 사실을 새삼 깊게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나를 버티게 해준 이유 중 하나는 조용한 희망을 놓지 않은 것이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나을지도 모른다는 소박한 기대, 지금의 고비를 넘기면 분명 새로운 길이 열릴 거라는 믿음. 그 희망은 때로는 아주 연약했지만 완전히 꺼져버리진 않았고, 결국 나를 내일로 데려가는 등불이 되어주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강했고,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위로를 받아왔다. 올해를 버티게 한 힘들은 모두 작고 조용했지만, 그 작은 힘들이 모여 나를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게 했다.

내년에도 그 힘을 잃지 않고,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다시 한 걸음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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