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남겨졌다
나는 한동안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말을 경계했다. 나를 드러내는 일이라고 하면서도, 어딘가 나를 꾸며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더 단단해 보이게, 더 정리된 사람처럼, 더 잘 사는 사람처럼 보이게 말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퍼스널 브랜딩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미 충분히 솔직했고, 감정도 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알게 됐다. 퍼스널 브랜딩이 어려웠던 이유는 내가 나를 숨겨서가 아니라, 나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라는 걸.
7화에서 말했듯, 감정은 방향을 알려준다. 그리고 6화에서 세운 기준은 선택을 대신 내려준다. 이 두 가지가 쌓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부터 말투가 일정해진다. 어떤 말에는 힘을 주고, 어떤 말은 과감하게 덜어낸다. 그 반복이 바로 내가 만든 브랜드의 시작이었다.
퍼스널 브랜딩은 나를 새로 만드는 일이 아니었다. 이미 반복하고 있던 선택과 감정의 패턴을 밖으로 보이게 만드는 과정에 가까웠다. 내가 무엇을 지나치지 못하는지, 어떤 말 앞에서 멈추는지, 어떤 방식의 성장을 거부하는지. 이 태도들이 콘텐츠에 남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나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설명이 곧 브랜드가 되었다.
나는 브랜딩을 하면서 처음으로 ‘덜 말하기’를 배웠다.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을수록, 오히려 하나만 남겨야 했다. 나의 모든 면을 보여주는 대신, 내가 가장 반복해서 말하게 되는 방향 하나를 남기는 것. 퍼스널 브랜딩은 과시가 아니라 집중의 문제였다.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어떻게 하면 나다운 브랜딩을 할 수 있느냐고. 그럴 때마다 나는 반대로 질문한다. 무엇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이미 알고 있느냐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을 정하는 순간, 남는 말들은 자연스럽게 나다워진다.
퍼스널 브랜딩은 캐릭터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캐릭터는 연기할 수 있지만, 태도는 연기할 수 없다. 브랜딩이 오래 가려면, 유지 가능한 태도에서 출발해야 한다. 매번 애써서 보여줘야 하는 모습은 금방 지친다. 반면, 이미 반복하고 있는 태도는 설명하지 않아도 드러난다.
내가 만든 브랜드는 화려하지 않다. 대신 일관성이 있다. 그 일관성은 기준에서 나오고, 방향에서 이어지고, 감정에서 힘을 얻는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브랜딩을 ‘잘 보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퍼스널 브랜딩은 내가 나를 덜 소모하면서 세상에 남는 방식이다.
콘텐츠를 만들수록 확신하게 된다. 퍼스널 브랜딩은 나를 꾸미는 일이 아니라, 이미 나에게 있었던 것을 정리하고 반복하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그 반복이 쌓일 때, 사람들은 나를 기억한다.
다음 화에서는 이 브랜딩이 실제 콘텐츠 안에서 어떻게 ‘말투’와 ‘문장 습관’으로 고정되는지, 그래서 결국 사람들이 “이건 당신 글 같아요”라고 말하게 되는 순간을 다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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