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쓴 날들

단단함 대신 유연함을 선택하기까지

by 민힐러

돌이켜보면 나는 늘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써왔다. 잘 해내기 위해서라기보다, 흔들리는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하루를 시작할 때마다 마음을 단단히 묶어두고, 혹시라도 틈이 보이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잡았다. 실수하지 않으려 했고, 선택을 잘못하지 않으려 했고, 누군가를 실망시키지 않으려 했다. 그렇게 하루를 버티는 일은 늘 작은 전투처럼 느껴졌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이, 그날의 유일한 목표처럼 여겨지던 시간들이 있었다.


겉으로는 담담해 보이고 싶었다. 쉽게 동요하지 않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다. 누군가는 나를 차분하다고 말했고, 또 누군가는 강한 사람 같다고 했다. 그 말들은 잠시 나를 안심시켰지만, 동시에 나를 더 단단히 묶어두었다. 강해 보이는 사람은 쉽게 무너지면 안 될 것 같았으니까.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나는 더 많은 감정을 속으로 접어 넣었다.




사실은 자주 흔들렸다. 사소한 말 하나에도 마음이 오래 머물렀고, 작은 실수에도 하루 종일 자책했다. 선택을 내리고 나면 그 선택이 맞았는지 몇 번이고 되짚었고, 혹시 다른 길이 더 나았을까 상상했다. 책임이라는 단어는 늘 어깨를 무겁게 만들었고, 기대라는 단어는 나를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혹시라도 누군가의 신뢰를 잃을까 봐, 나는 나 자신을 먼저 의심하는 사람이 되어갔다.


그래도 나는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힘들어도 티 내지 않았고, 속상해도 웃으며 넘겼다. 괜찮지 않은 날에도 “그냥 좀 피곤해”라고 말했고, 버거운 순간에도 “할 만해”라고 답했다. 그렇게 말하는 편이 더 쉬웠다. 설명하지 않아도 됐고, 깊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됐으니까. 솔직해지는 순간 감당해야 할 것들이 더 많아질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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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이름으로 살아가며 글과 기록을 통해 정체성과 감정을 탐구하는 민힐러입니다. 감성 콘텐츠와 퍼스널 브랜딩을 다루며, 진심 어린 문장으로 삶을 치유하는 힘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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