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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민희 Sep 29. 2024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

연구를 하고픈 이유 

부모님은 내가 공부를 시작할 나이가 됐을 무렵부터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말씀을 곧잘 하셨다. 하지만 훌륭한 사람은 누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기에, 교과서 열심히 읽고 시험 잘 보는 게 학생으로서 가장 최선이라 생각했다. 막상 대학교를 졸업하고 보니 공부를 열심히 해도 훌륭한 사람이 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좋은 어른이 되는 일도 벅찼다. 여전히 공부하고 있고, 공부에는 끝이 없다는 걸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가 알고 있는 앎이 빙산의 일각에 작은 얼음 알갱이 정도란 사실을 알기까지 말이다.    

  

 공부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힌다고 적혀 있다. 공부(工夫)는 한자어이다. 장인 공(工) 자와 사내, 지아비 부(夫) 한자를 쓴다. 왜 공부가 공부일까를 추정해 보면, 사물을 만드는 기초는 ‘자’에서 시작된다. 설계도를 그리는 데 ‘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인은 ‘자’가 없어도 무엇이든 잘 만들어 낸다. ‘자’ 없이도 길이를 정확하게 볼 수 있을 만큼의 반복 훈련과 숙련도 높은 기술력을 쌓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즉, 일에 솜씨가 탁월하다. 덧붙여 한자는 뜻글자이기에 한 글자에도 여러 의미가 담겨 있어, 사전에 장인 공이라 하였지만 속뜻을 더 찾아 들어가 보면 '만들다, 만들어가다 '의 뜻도 담고 있다.      


  다음은 사내 부(夫)의 한자어를 살펴보면 큰 대(大)가 부수이다. 큰 사람, 마음이 넓은 사람의 뜻이 담겨 있다. 그런 점에 ‘사내’ '지아비'라는 뜻보다는 선생, 사부(師父)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 말하자면 사부라 불리 울만큼의 '넓은 아량과 바른 생각을 갖고, 높은 수준의 지성과 교양을 추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가진 한자어라 본다.     


 결론적으로 언어 관점에서 공부의 참뜻을 추론해 보면 '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지성과 교양을 갖춘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가는 과정'이지 않을까. 나에게 공부와 연구가 입력물이라면, 출력물은 글과 논문이다. 배우기에서 끝이 아니라 내 안에 잠재된 무언가를 꺼내는 것이 나에게 곧 재미이고, 즐거움일 테니깐.  



                          "

사람이라고 해서 다 사람이 아니며

인간이라고 해서 다 인간이 아니다.


원석은 빛이 나지 않는다.

눈에 잘 띠지도 않는다.


원석이 보석이 되려면

갈고닦는 연마를 해야 한다. 


연마를 하기 위해서

그만큼의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 분야에 건 마찬가지다.


아무리 첨단 기술 과학의 시대가 

도래할지라도 말이다. 

                            "


  - 張 慜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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