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덖음차, 중국은 발효차, 일본은 분말차
한국은 수많은 전쟁으로 인해 역사 기록이 사라져버렸기에 차나무의 역사도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거나, 다도를 비롯한 여러 차 문화도 일본에서 온 것처럼 알고 있는 실상이다. 마치 우리 차 문화는 없고 일본 다도가 원조인 줄 알고 배워서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아쉽다고 스승님께서 말씀하셔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우선 차 문화를 알기 전에 다식이 무엇인지 알면 더 좋은데, 다식은 우리 선인들의 지혜가 담긴 문화 중의 하나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다과와 차를 다식이라 한다. 다식은 과자의 일종이기 때문에 다과라 해도 의미가 같다. 현재의 과자를 생각하면 ‘별거 아니네’ 할 수도 있겠지만, 선인들의 그 옛날 과자는 식사 대용이었으며 밥처럼 먹었다고 한다. 이렇듯 다과와 차례는 우리의 고유문화지만 지금은 자취를 감춰버린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다식의 좋은 점은 자신의 건강과 식습관에 맞춰 재료를 선택해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다식의 재료는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미강(米糠:쌀겨)뿐만 아니라 쌀도 튀겨서 쌀가루로 만들어 다과를 만들 수 있고, 배설 기관이 안 좋은 사람은 쌀겨를 주재료로 만들어 지속적으로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다식으로 쓸 수 있는 재료는 다양하지만 한 번에 최대 여섯 가지 이하로 재료를 제한하여야 식품 고유의 약성을 서로 방해하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차나무 대부분은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본래 한국은 예로부터 작설차(雀舌茶)라 하여 생강나무 어린 순을 덖어 차로 이용했다.
현대에 와서는 녹차(綠茶)를 작설차(雀舌茶)로 잘못 알고 있는데, 녹차와 작설차는 서로 다른 종류의 차(茶)이다. 본디 작설차는 어린 생강나무 순을 덖어 만드는데 마치 그 생김새가 ‘새의 혀를 닮았다’ 하여 작설차(참새 작, 혀 설, 차차)라 한다. 우리는 삼천리 금수강산에 맑은 물을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차를 마시지 않아도 좋은 성분이 담긴 물을 마실 수 있었기에 덖음차가 발달하였다. 특히나 생강나무 잎을 덖어 만든 작설차는 음양의 조화를 나타내는 차(茶)이다. 나무 한 가지에서 음양이 어긋나게 잎이 2가지 모양으로 난다. 하나는 하트 모양이고, 하나는 잎 모양 끝이 3개의 삼각형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음과 양이 존재하기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맞아서 차로 마시면 좋다.
이와 달리 옆 나라 중국은 주식이 밥이라기보다 기름에 튀겨서 만든 음식을 주식으로 했기 때문에 장의 중화를 위해 차를 마셨고, 특히나 중국이 발효차가 잘 발달 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중국은 어느 지역에 가든 생수를 마실 수 없기 때문에 끓여 마셔야 하는데 석회질 성분이 포함된 맹물은 끓여도 맛이 없어서 차를 대용했다. 토양 자체가 석회질이 많은 중국은 어떤 해에는 녹찻잎을 많이 딸 수 있지만, 어떤 해에는 녹찻잎 설농 하는 경우가 많아 부잣집에서는 일부러 녹찻잎을 많이 따서 보관했다고 한다. 그렇게 몇 해를 창고에 보관하는 과정에서 잎이 발효되면서 보이 지역의 오래된 이 녹찻잎들로 보이차가 명성을 얻게 된 것이다. 녹차는 찬 식품에 속하기 때문에 장을 냉하게 만들 수 있는데, 발효를 거치면 찬 성분이 중화된다. 보이현에서 공급되는 유명한 보이차(普洱茶 푸얼차)는 발효차이다. 즉 녹차 잎을 3년 이상 발효시켜 압축한 차인 것이다. 이렇듯 중국이 우리보다 차 문화와 종류가 다양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 본토는 사면이 바다이고, 고온다습하여 발효균이 잘 없기 때문에 바로 찻잎을 따서 가루로 만들어 먹는 분말차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일본에서는 말차의 예절을 ‘다도’라 하여 하나의 문화처럼 홍보하지만, 일본은 한국과 다르게 화산재 토양의 오염물이 지하에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일본에서 맹물을 끓여 마시면 아무 맛이 없어 차를 우려내는 것이 일상이 된 것이다.
우리 차례(차 예절)는 복잡하지 않으며 단순했다고 한다. 차를 준비하는 사람은 우선 한복을 입었으니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정성 들여 만든 차를 찻잔에 담아 상대방 앞에 놓는다. 차를 받는 사람은 자신에게로 온 찻잔이 앞에 놓일 때까지 기다리며 고마운 마음으로 받은 다음 마음을 표현한다. 예를 들면 놓여 진 찻잔의 색을 보며 “빛깔이 참 좋습니다.” 찻잔을 들어 향을 맡으며 “ 향이 향기롭습니다.” 차 맛을 음미하며 “차 맛이 참 좋습니다.”라 말하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부디,
우리 차 문화인 다식과 차례(茶禮)를 바로 알고 바른 예절을 익혀 마음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하게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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