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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민희 Jan 29. 2022

한국적 생태와 뿌리 찾기

땅을 살리려야 하는 이유 

똑같은 지구를 담고 있지만 세계지도 모습은 나라마다 다르다. 한국의 세계지도 역시도 다른 나라의 것과는 다르다. 계절도 한국은 4월이 되어야 봄꽃인 벚꽃이 만발하는 데 반해 일본 오키나와는 1~2월에 벚 꽃이 핀다. 우리는 일본에서 배워 농업을 하고 있으니 시기적으로 이른 농사를 하게 되면 냉해 피해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농약과 화학비료를 투입하지 않고서는 농사가 어렵다.


하루아침에 죽은 땅이 되살아나 옥토가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1년, 2 년, 3년이 지나야 비로소 화학농법으로 병든 땅이 서서히 숨을 쉬기 시 작한다. 농부는 자연의 섭리대로 씨앗을 뿌리고, 부지런히 움직여서 거 두어야 한다. 이 옥토에서 얻은 첫 수확물을 부둥켜안고 농부는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살아 숨 쉬는 흙 속에 발을 담가본 이들만이 찰진 흙의 생명력을 몸으로 기억하고 평생 살아가기 때문이다. 자연이 빌려준 그 땅에서 농부는 천천히, 부지런히 농사를 짓고, 작물도 심어가 며 제대로 된 먹을거리를 신명 나게 만들 수 있다.                   

          

허나 이 흙심이 든든해지기를 요즘 농부들은 기다리지 않는다. 결과 에만 집착하다 보니 죄다 ‘빨리빨리’ 토해내려 한다. 쉼 없이 갈고 엎고 흔들어서 대량으로 모종을 심고, 풀(잡초)이 보이는 대로 농약을 살포 하고, 맛도 없는 농산물을 만들어낸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라는 작물이 나 인위적인 물질을 투입해 재배한 작물은 자연감지 능력이 떨어져 그대 로 두면 스스로 살아날 수 없다. 음식은 제철 음식이 가장 맛있고 좋은 데 사계절 먹겠다고 난리니 농부도 이 장단에 맞춰 춤추는 꼴이다.


이 시대는 뿌리가 튼튼하게 내릴 겨를도 없이 잎만 무성해지는 근본 잃은 농사를 끊임없이 잉태하고 있다. 이 모든 게 사람이 만든 재앙이다. 자연과 밀접하게 사는 농부의 삶이 이럴진대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 의 삶이라고 해서 더 낫진 않다. 사람은 햇빛도 쐬고, 바람도 맞고, 자연 도 돌아보면서 살아갈 때 육체와 정신이 더없이 조화롭고 건강하다. 우리 선인들은 반만년 역사를 이어오면서 자연적 생태를 이해하며 농사짓고, 자연을 본받으며 깨끗하게 생산된 먹을거리를 먹으며, 그 먹을거리가 심어준 바른 정신과 마음으로 빛나는 문화를 만들어왔다. 한국적 생태 를 이해하고 자연을 살리는 농업을 해야 만이 지구도 우리도 모두 잘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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