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민희 Jan 29. 2022

쌀 종주국의 맥을 잇자

오곡의 발달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다르게 지형적으로 특별한 곳이다. 우리는 우리 만의 시간이 있으며, 우리만의 하늘도 있다. 하늘에는 5기가 있고 땅에 도 5기(목, 화, 토, 금, 수)가 있으며, 소우주인 사람에게는 5감이 있다. 5 감이 퇴화하지 않은 사람은 직감력이 발달한다.


쌀 종주국이었던 한국에는 5곡이 존재한다. 오곡은 다섯 가지 곡식이 란 뜻으로 쌀, 보리, 기장, 피, 조를 뜻한다. 볏과 화본과 식물이 여기에 속하며 콩, 팥은 오곡이 아니다. 보통 콩도 오곡이라고 하지만 콩은 곡물 이 아닌 콩과 식물로 오곡과는 상관이 없는 작물이다.     


한자로 살펴보면 오곡을 이해하기 쉽다.              


-(:), 벼 이삭과 잎의 아랫부분은 줄기와 뿌리를 그린 것으로 잘 익 어 고개 숙인 벼 이삭이 아래로 드리워진 모양이다. 볏과이다.

-보리(:), 볏과 화본과 작물에 속한다. 원래는 來(올 래)가 보리를하는데 來(래)가 왔다 갔다 하는 의미로 변하여 來(래)와 夊(천천히 걸을 쇠) 가 합쳐져 다시 보리 맥이 만들어졌다. 이는 한겨울에 왔다 갔다 하며 발로

보리를 밟아야 좋은 수확을 얻는다는 데서 기인했다.

-기장(:), 벼 화를 근간으로 생성된 한자이다. 우리의 주식이 쌀이었 으므로 그에 파생되는 한자를 기본으로 파생되었다. 기장은 곡물의 일종

으로 끈기 있는 것을 말한다. 볏과 화본과 식물에 속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나 흑기장을 사람이 먹으면 피부, 목소리가 아름다워진다.

-(:), 피도 벼 화를 근간으로 하는 볏과 화본과 식물이다.

-(:), 조쌀(좁쌀)처럼 껍질을 벗겨야 먹을 수 있다는 의미로 볏             



이렇게 볏과 화본과에 속한 것이 오곡이며, 볏과에 속하지 않는 것은 오곡으로 보면 안 된다. 사람이 오곡을 섭취하면 몸에 좋은 이유가 한자 에서도 나타난다. 예로부터 비옥한 땅에는 곡식이 풍부하여 그 지역을 중심으로 나라 가 형성되었다. 곡식 중 특히 쌀이 풍부할수록 국가가 부강했다. 한국에 서 5곡이 발달했다는 것만 봐도 한국은 쌀 종주국의 면모를 지니고 있 다. 그에 반해 중국과 일본은 곡식류의 음식문화가 발전해왔다기보다는 중국은 국, 차, 술 등과 같이 액체 상태의 음飮과 채소, 고기 생선 등과 같은 고체 상태인 식食을 바탕으로 배를 채운 민족이다. 일본도 마찬가 지로 추정된다. 인류의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는 음식을 찾는 일이고 잘 먹고 잘사는 일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음식의 습관은 지리적 환경, 생산 기술, 인구의 압력 및 문화 발전 정도에 따라서 결정되는데 인간이 최초로 생각했던 가장 본능적인 일은 배를 채우는 일이었다. 그러다가 점차 미각을 찾게 되었으며 그다음에는 영양을 추구하게 되고 식사 분 위기 등을 고려하게 되었을 것이다. 식사습관으로부터 대략 한 사회의 발전 정도를 살펴볼 수 있다. 그중 쌀은 우리에게 생명이고 정신 바탕이 되는 기氣이다. 하지만 요즘 사람 들은 쌀의 소중함을 잘 모른다. 우리 땅에 수천년 동안 쌀농사가 이루어 져 왔지만 대부분 사람이 배불리 먹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십 년 안팎 의 일이다. 쌀이 없으면 대신 빵이나 국수를 먹으면 되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다. 내 또래 젊은 세대 중에는 밥 안 먹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 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쌀을 먹지 않고도 외국에서는 피자, 빵만 먹고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는 빵만으로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없다. 쌀은 우리 민족 의 영혼이며, 밥인 동시에 생명이고 문화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곡인 쌀의 자급 기반을 지키는 일은 우리 국가의 생존이 걸렸 다고 할 만큼 중요한 문제이다. 자칫 잘못하면 우리나라는 강대국의 쌀식민지로 전락할 수 있다. 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넘어 유전 자 재결합되는 쌀 종자도 나오고 있다. 주곡이 자급되지 않으면 지속적 인 경제 성장에도 제동이 걸리기 쉬우며, 농촌경제가 붕괴할 경우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충격과 피해는 상상하기 어렵다. 쌀은 단순히 상품 이 아니다. 공익적 기능을 지닌 소중한 존재이다. 반만년이 넘는 우리 벼 농사의 역사는 숭고하며 그 옛날부터 쌀 생산 종주국이 되기까지 우리 선인들이 흘린 땀과 눈물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생명의 근원 인 쌀을 소중히 여기며 지켜갔으면 좋겠다. 쌀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을 품고, 다시금 옛 선인들의 지혜를 모아 다시 쌀 종주국의 면모를 갖추어 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부강해지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기술이 발 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품질 좋은 먹을거리와 자연 그대로의 생태 환 경을 보존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더불어 쌀뿐만 아니라 네 가지 곡물도 전승되어 지켜나가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적 생태와 뿌리 찾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