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제일 좋을 때 유튜브를 본다.

by 민희 치즈

아이 둘을 학교와 유치원에 들여보내고 나면

아침 8시 30분 즈음이 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동네 아이들 대여섯 명과

“얘들아 안녕!, OO아 안녕!”

이름을 알고 있으면 부러 이름을 불러주며 인사를 한다.

아파트에 들어 서기 전, 공원을 산책할지 고민을 하지만 급하게 나오느라 휴대폰을 놓고 나왔거나 양말을 안 신은 탓을 돌려 대부분 집으로 올라온다.


어디 갈 것도 아니면서 청바지도 안 갈아입고

집 정리를 한다.

애들이 급하게 던져 놓은 잠옷과 식탁 바닥에 떨어진 빵가루를 치우면 커피를 내릴까? 아니면 나갈까?를 잠시 고민한다.


집도 정리 되었고 한가함이 안정감을 주는 그 시간에 책을 보거나 글을 쓰면 좋으련만 그 최상의 컨디션일 때 아침을 챙겨 텔레비전 앞에 앉는다.

편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계속 시계를 본다.

“10시가 되기 전에 나갈까?

지금 나가면 큰애 하교 전까지 여유롭게 돌아볼 텐데?

할 일도 많은데 나갔다 오면 피곤할 거야. “


뉴스를 보고 드라마도 짧게 정리된 영상으로 보고

그러다 아무것도 안 하고 컨디션 제일 좋은 아침을

유야무야 보내버린다.


오후가 되고 아이 둘을 학원에서 데려오면

추워도 밖에서 놀아야 하니 그 옆에 지켜 서 있다가 들어와

저녁을 챙겨주고 빨래를 돌리면 밤9시. 체력은

방전이 된다.


멀쩡한데 집에서 노는 백수 같다.

내일은 이러지 말아야지…

다음날 컨디션 가장 좋은 아침에 똑같이 커피를 들고

텔레비전 앞에 앉는다.

그때 아니면 오후에는 애들 챙기느라 쉴 시간이 없다.


이렇게 저장한 체력으로 주말에 여섯 끼를 해 먹이고

애들이 가고 싶다는 곳에 가 주고, 격주로 연로하신 양가 부모님을 챙긴다.


그럼에도 한가하게 유튜브를 보는 나의 오전은 무언가를 이루지 않는 시간으로 보여 불편하다.

다른 엄마들은 괜찮나?

다들 이럴 거라는 위로를 찾아본다.


오늘은 저기 앉아서 작업 해야지 다짐만 부르는 작은방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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