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솔로프리너의 시대

가끔 하는 북리뷰

by 로사 권민희



“많은 사람들이 새로움을 두려워하지만

나는 익숙해지는 것이 두려웠다.”


한 줄 요약 : 새로운 시대적 가능성을 열어가는 솔로프리너 고승원 작가의 용기와 도전에 물드는 책



‘나는 누구인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철학적 명제이다. 이 책은 AI 시대를 맞아 새롭게 조명받는 ‘솔로프리너’를 기술한 책이기도 하지만 존재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기도 하다.

최근 만나는 20대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털어놓는다. 30대는 현업에 지쳐 뭔가 도전이 어렵다고 한다. 40대는 다가올 노후에 압도되어 있다. 어쩌면 우리는 자유롭게 자신의 잠재력을 탐사하고 진화시킬 기회를 스스로 놓치고 있지 않은가.


고승원 작가는 책의 프롤로그를 통해 스스로 자문하며 시작한다.

“나는 창업가이기도 하고 개발자이기도 하며, 동시에 컨설턴트이자 작가이고, 투자를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처럼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고 ‘창의적인 도전을 통해 세상에 어떤 가치를 만들고 싶다는 근본적인 동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답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특히 그는 서문을 통해 “누구에게나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잠재력이 있으며 그 잠재력을 의식적으로 발굴하고 올바르게 브랜딩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자유로운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이 책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총 4부에 걸쳐서 솔로리리너의 정의를 살펴보고 도전, 성장 그리고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고승원 작가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 스스로 ‘나’라는 브랜드의 힘을 점검해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다. 또 한편 ‘나’라는 브랜드의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모든 것을 오롯이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며 이 책을 펼쳐 들고 함께 탐구해 보자고 권한다.


책의 표지에 그려져 있는 범선 한 척을 다시 보게 된다. 다소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나’라는 가능성을 탐험하고 완벽하기보다는 온전함으로 나아는 여정의 항해를 상징하는 듯하다.


제1부 솔로프리너: 그 혁신의 서막

도입부에서 세계의 다양한 솔로프리너의 사례들이 기술되어 있다. 블레이크 앤더슨, 23세 챗GPT를 활용하여 3개의 앱을 개발, 약 1000만 달러(한화 130억 원)의 수익 창출.

피넌 맥키넌,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 사진 및 영상 제작 관련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며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콘텐츠 크리에이터.

위 사례와 더불어 티모시 페리스, 패트릭 맥켄지, 마리 폴레오, 제시카 히시, 안드레아스 일게시우스, 페트 플린, 사라 맥넬리 등 솔로프리너로 구분되는 이들은 전통적인 1인 기업과 다르게 급속도로 발전한 디지털 기술, 다양해진 플랫폼, 그리고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콘텐츠를 전파하여 기업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뿐만 아니라 업무 영역과 생산성의 면에서, 수익모델의 다양성에서 결정적 차이를 발견한다.


1인 기업이 그저 ‘나 홀로 기업’이라면 솔로프리너는 ‘유기적 생태계’이며 장소, 시간적 한계를 무너뜨리고 전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냈다. 그 결과 한 개인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와 영향력의 스펙트럼은 대기업이나 글로벌 조직에 버금갈 정도로 확장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내가 정의한 ‘가치와 영향력’은 무엇인가? 그리고 세상이 정의하는 가치와 영향력 사이에 차이는 무엇인가?


작가는 이렇게 답한다. ‘기업 브랜드가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인간적인 스토리와 결합되어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라고. 이것을 내가 해석하기에는 ‘신뢰와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로 요약이 된다. 개인에 대한 신뢰와 진정성을 공감하는 경제로 성숙과 성장이 되었음을 사회적, 기술적 요인에서 서술한다. 작가의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고 설명들은 역설적이게도 어쩌면 사회가 진화했음을 느끼게 해 주어 가슴이 따뜻해진다.

솔로프리너의 시대를 맞은 우리는 다양성과 이해관계에 대한 넓은 공감, 취약성에 대한 수용까지 인간으로서 더욱 성숙해질 수 있는 집단적 성장의 기회를 맞이한 듯하다. 독자의 관점에서는 경쟁 우위를 통해 인정받는 가치보다 개인의 독창성, 창의성을 존중하는 시대에 나타난 개척자를 ‘솔로프리너’라고 함께 정의해 본다.


2부 솔로프리너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 책이 발간된 지 한 달 남짓 된 시점이다. 어느새 ‘생성형 AI’의 붐도 너무나 빠르게 진화해서 이 트렌드가 얼마나 갈지 모른다는 생각이 스친다. 변화의 속도는 과거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다.

2장에서 기술한 생성형 AI 시대 준비하기는 그럼에도 매우 정직한 기본기를 서술하였다. 맥락형 AI 검색의 시대에 마케팅과 브랜딩의 지각변화를 예측하며 콘텐츠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한 개인 홈페이지로 디지털 본진을 만들라고 권한다.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SNS 조차 변화의 기로에 있으며 AI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분석하고 재조합할 것이라고 하며 디지털 자산을 확실하게 지키고 보호할 것을 권한다.

이후 솔로프리너로 거듭나기 위해 거쳐갈 항로처럼 고객 정의와 더불어 나만의 가치 제안 정의의 무게추를 기울지 않도록 강조한다. 이후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법과 디지털 플랫폼과 네트워크 활용, 채널별 전략, 네트워크 경제에서 개인이 강자가 되는 길 등을 톱아본다. 특히 나만의 필승 전략을 통해 지역의 한계를 넘어 빠른 실행과 비효율을 의도적으로 즐길라고 말한다.

실수와 실패를 줄이기 위해 생성형 AI 완벽활용 가이드와 비즈니스 모델 설계 및 실행 방법을 조밀하게 서술하여 ‘솔로프리너’ 뿐 아니라 창업가를 위한 가이드로도 손색이 없다.


3부 지속가능한 솔로프리너의 삶을 위해

이 파트는 작가가 스스로 경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시간과 에너지 관리, 협업과 프로젝트의 문화를 만들기, 위기와 불확실성에 맞서는 법 등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솔로프리너의 정체성처럼 이 잭 역시 기술, 경제, 경영, 자기계발까지 다양한 범위를 포괄하는 하이브리드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장에서 특히 인상에 남았던 문장은 아래와 같다.

‘경계를 확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여러 영역을 얕게 파며 이도저도 아닌 존재가 되라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분야에서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다른 분야와 접점을 만들어 스스로의 사고방식을 유연하게 하는 것이다.’ 작가는 그 솔루션으로 ‘인사이트살롱’이라는 이름을 독서 모임을 이끌어 오며 그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고 서술했다.



4부 새로운 삶의 무대: 솔러프리너가 꿈꾸는 미래

1인 다역의 가치와 영향력, 각 분야에서 만들어내는 ‘시너지’와 의미, 솔로프리너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나의 성공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기 등 솔로프리너가 그리는 미래 일자리의 풍경까지 미래에 대한 전망과 예측, 기대가 담겨있다.

작가는 개인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요구되는 책임감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의도, 과정,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 결과나 리스크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밝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이다. 이는 다름 아닌 신뢰와 소통을 말한다. 이것이 바로 솔로프리너가 가지는 핵심 가치인 것이다. 솔로프리너의 여정은 투명성, 공정성, 윤리성을 행동으로 입증하는 과정이며 여정이다.


특히 앞으로 다가올 시장과 산업의 재편 양상은 AI와 디지털 플랫폼이 개인을 강력히 보조함에 따라 기업과 대등하게, 때로는 더 효율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자리의 정의와 구조도 완전히 달라져, 어느 회사에 소속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내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커리어의 핵심 척도가 되는 미래가 도래할 것이라고.

개인적 의견을 덧붙이자면 현재 조직에 있는 개인들 역시 이러한 가능성으로 미래를 전망해 본다면 다음 스텝을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36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에는 섬세하고 짜임새 있게 변화에 대하여 기술하고 그 변화 속에서 당당하게 개인이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독자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당신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이 질문은 도전적이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다. 하지만 누군가의 일상에 잔잔한 균열과 용기를 가져올 수 있기를 그리고 다음 솔로프리너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023년 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