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피트니스 21일 글쓰기 1일 차
나에겐 여러 이름이 있다.
서류상으로 쓰이는 딱딱한 이름 '다혜'
가까운 지인들을 통해 불리는 '다나'
그리고 집에서 통하는 '공주' 또는 동생이 자주 부르는 '누니'.
많이 불리면서 네모 같았던 이름이 둥글둥글 해짐을. 닳고 닳은 이름을 볼 때면 싫지가 않다.
초등학교 때 내 이름은 흔치 않은 이름이라며 자부심을 가졌을 때가 있다. 하지만 곧 나와 성까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의 신발주머니를 보는 순간, 나의 독특함은 증발했다.
아직도 '다혜'라는 이름을 들으면 어색하다. 누가 목덜미를 간질거리는 어감의 이름이랄까.
친구는 자신이 내게 항상 '최다혜'라고 성까지 붙여 말하는 게 미안하다고 고백했다.
전혀 미안할 일이 없는데 그때부터였을까 성을 붙여 부르면 이름이 조금은 차갑게 느껴짐을 알았다.
그저 상대에게 이름만을 말하는 정겨움은 모르는 사람이 수줍게 건네는 '이거 같이 먹을래?'를 들었을 때와 같다.
내가 제일 듣기 좋아하는 말은 '다나'이다.
보통 이름을 심사숙고해서 정하지 않던가. 내 이름은 영어 이름을 받아 적던 선생님이 '그럼 넌 다나로 해'로
그렇게 정해졌다. 그 후로 '그럼 다나가 다해' 혹은 '다혜가 다해'라는 말은 소소한 개그로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그 말을 한 사람의 뿌듯함을 보는 일은 흥미로웠다.
키 180에 수염이 거뭇거뭇 난 남동생의 입에서 '누니'라는 애교 섞인 목소리를 들을 때는 난 뭐든 들어줄 수 있는 상태로 바뀐다. 엄마도 무언가를 부탁할 때만 '공주'를 외치며 눈을 반짝거린다. 이 사람들, 알고 하는지 모르고 하는 건지 나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모든 이름에 애착이 가는 건 내가 그만큼 사랑해서 일까. 사랑받아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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