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단이란 무엇인가?
우리 전통건축은 나무로 주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에 정말 취약한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물과 불입니다. 그중에서도 기단은 물과 관련이 있습니다.
앞선 초석편에서도 언급했듯이 건축의 발달 과정 중에 중요하게 차지했던 한 부분은 "불편함의 해소" 였을 거라 생각됩니다. 건축의 발전을 생각해 보면, 맨 처음에는 땅 속에 나무를 박아서 뼈대를 세웠던 것이 점점 지상화가 되면서 초석 위에 기둥을 올려놓고 집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땅 위에 초석을 놓고 그 위에 기둥을 세우면 여전히 불편함이 있는데, 바로 땅에서 여름에는 습기가 올라오고, 겨울에는 한기가 올라왔을 것입니다. 그리고 비나 눈이 왔을 때 지붕 위에서 떨어지는 물로 인해 집 안으로 물이 들어올 수도 있고요. 만약 내가 이렇게 집을 지었다고 한다면 대번 집을 좀 더 높게 지을껄 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이 당시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건물을 지면에서 띄우려는 의지가 생겼을 것이고, 이러한 고민이 닿아 초석과 기단이 생겼을 것이고, 이 기단은 처마보다 안쪽에 형성이 되었을 것입니다.
좌측 도면은 요즘 지어지는 아주 보통의 한옥 도면입니다. 이 도면에서 초록색으로 색칠한 부분 기단입니다. 기단과 초석으로 인해 실제 집에 사는 사람은 지면에서 꽤 높은 곳에서 살 수 있게 됩니다. 좌측의 집은 지면에서 약 88cm 떨어져 방바닥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붕에서 떨어지는 낙숫물도 기단으로 인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아주고 있습니다. 우측 사진 보시면, 비가 온 뒤 바로 찍은 사진인데 지붕에서 떨어진 낙숫물이 기단 앞에 떨어진 걸 잘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기단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지 않을까 싶지만, 남아있는 조선시대 건축물을 보면 일반 주택은 기단이 1~3단 정도로 조성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어느 정도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수준에서 만들어지면 된다는 것이겠지요. 예전 시대에는 흙이나 기와 등으로 기단을 조성을 한 예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석재, 즉 돌을 이용하여 기단을 만들었습니다. 돌을 이용하여 만든 기단도 자연석을 사용하였는지, 가공석을 사용하였는지에 따라 구분이 됩니다.
눈여겨 볼만한 것은 자연석 기단을 사용한 건축에서는 초석도 자연석 초석을 쓰는 경우가 많고, 가공석 기단을 쓰는 건축에서는 가공석 초석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법칙까지는 아니고 어느 정도 자유롭게 사용한 경우도 많고, 자연석 기단과 가공석 기단이 혼재해서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공석 기단석은 단순히 쌓은 것뿐만 아니라 짜여서 만들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기단을 '가구식 기단'이라고 합니다.(오른쪽 사진) 가구처럼 짜 맞추기 위해 여러 부재가 사용되는데, 지대석, 면석, 우주, 탱주, 갑석 등의 부재가 사용됩니다. 이런 가구식 기단은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고대 건축에서 많이 사용되었는데, 시대가 가면서 점차 간략화되고, 점점 단순히 쌓는 기단이 일반화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단은 지붕에서 떨어지는 우수 및 지면의 습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건축물의 위엄을 나타나는대도 사용이 됩니다. 위에서 주택의 기단은 보통 1~3단 정도로 구성된다고 하였는데, 궁궐의 정전이나 사찰의 대웅전 등 권위 있는 건축물은 월대를 이용하거나 기단의 단수를 높게 하여 격식을 나타내는 동시에 건축물이 더욱 웅장하게 보이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초석과 기단은 모두 지면의 습기와 우수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고, 건물에 사는 사람으로 하여금 쾌적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또한 기능적인 역할 이외에 의장적인 역할을 겸하고 있습니다. 별거 아닌 돌들의 집합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많은 것을 제공해 주는 기단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글 쓰는데 도움받은 책
김도경, 『지혜로 지은 집, 한국건축』, 현암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