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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계절 Jun 26. 2022

누구든 언제든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캐럴 드웩의 <마인드셋>, 원하는 것을 이루는 태도의 힘 

시작은 삐딱했다. '그러니까, 마음가짐이 문제라는 건가? 읽고 달라져 보라고?' 

어느 날 회사 대표가 책을 보내줬고, 책을 받았을 땐 좀 당황했다. 책 표지만 봐도, '야, 마음가짐과 태도 좀 똑바로 좀 해봐'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찝찝한 기분으로 '뭐지?' 물음표 백개를 달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대체 어느 지점에서 나와의 대화가 생각났다는 건지 찾아보겠노라며 읽어 내려갔다. 고정 마인드셋의 의미를 파악한 초반에는 짜증 나서 혼자 씩씩거리다가, 이내 이 마음가짐을 묘사하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사례에서 내 모습을 몇 번 봤다. 수긍할 수밖에 없는 지점에 다 달았은 느낌. 어쩌지, 뼈 맞았네? ㅇㅈ  


뭐, 괜찮다. 캐럴 드웩 교수가 이 책에서 내내 말하는 포인트는 '누구나 자신이 어떤 세상에 살고 싶은지 선택할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의 마인드셋을 바꿀 수 있다'니까. 나는 달라지고 싶은가, 어떤 변화 모색하고 싶은가, 이게 중요하다. 


모든 것을 바꾸는 생각과 태도의 차이, '고정 마인드셋'과 '성장 마인드셋'

비즈니스, 교육, 스포츠, 예술, 조직, 사람과의 관계 등 세상 그 모든 것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마인드셋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심지어 흔히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지능이나, 예술 영역도  노력에 따라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중요한 건 당장의 '능력'이 아니라 '배움'이다. 


고정 마인드셋 (Fixed Mindset) 

재능과 능력은 ‘불변하고 고정되어 있는 자질'이라고 믿음 

아무리 노력해도 자질을 바꿀 수 없다고 보기에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함 

자신이 특별하다는 걸 입증하는데 초점을 추며, 대체로 노력을 들이지 않는 성공을 선호. 왜냐하면 이것이  자신의 재능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 

한 번의 시험, 또는 한 번의 평가가 나의 가치를 영원히 결정지을 수 있다'라고 믿음 

언제 똑똑하다는 생각이 드는지 물어보면, 당장의 '완벽'을 얘기하는 성향. '아무 실수도 저지르지 않았을 때', '뭔가를 빠르게 완벽하게 끝냈을 때', '나한테는 쉬운데 다른 사람들은 어려워할 때'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리더들은 본질적으로 어떤 사람은 더 우수하고 어떤 사람은 더 열등하다고 생각 

실패는 영구적으로 잊을 수 없는 상처. 실패로부터 배우거나 노력하는 대신 그저 자신의 자존심만을 되찾으려고 함 


성장 마인드셋 (Growth Mindset) 

재능과 능력이 발전될 수 있다고 믿음. 부단한 노력, 훌륭한 전략,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지원과 도움을 통해 현재의 능력 수준을 높일 수 있고, 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함 

한 개인의 ‘진정한 잠재력'이 파악되지 않으니(또한 파악할 수 없고), 열정과 노력, 훈련을 거친다면 어떤 성과를 낼지 미리 예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에 나섬. 실패로부터 회복하는 속도도 빨라짐. 실패는 미래의 성공을 위한 디딤돌.

잠재력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함 

언제 똑똑하다는 생각이 드는지 물어보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무언가를 배웠을 때라고 대답. '어려운 일을 정말 열심히 했을 때', '예전에는 못했던 일을 해냈을 때', '뭔가 오래 매달렸는데 마침내 알아냈을 때' 

성장 마인드셋 리더들은 남들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하려고 노력

실패는 마주하여 처리해야 할 대상이며, 그로부터 배움을 얻을 수 있는 문제라고 여김

대표적인 사람이 마이클 조던, GE 잭 웰치, IBM 루 거스트너, 제로스 앤 멀케이


고정 마인드셋과 성장 마인드셋은 이건 <안티프래질>에서 '프래질'과 '안티프래질'을 비교해 설명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듯싶다. 나심 탈레브는 무작위성과 불확실성 한 환경에서 강해지기 위해 개인이든 조직이든 '안티프래질'해져야 한다고 봤는데, 캐럴 드웩은 모두가 성장하기 위한(=안티프래질 해지기 위한), 그 출발점이 어떤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한다. 결국 '성장 마인드셋'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안티프래질'해 질 수 있는 것이기도 하겠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건, 누군가의 마인드셋을 이 두 가지로만 딱 잘라서만 바라보지는 말 것. 우리의 마인드셋에는 고정과 성장이 혼합되어 있기도 하고, 각기 다른 영역마다 다른 마인드셋을 갖게 되기도 한다. 성공에 이르기까지 마인드셋 관점의 노력이 중요하지만 유일한 조건은 아니라는 점도 참고. 


결과에 상관없이 노력한 그 자체에 가치를 두고, 현재 하는 일을 사랑한다는 것. 

나는 간절히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즐기고는 싶다. 일의 의미와 재미가 사라지면 회사 가기가 너무 힘들다. 결과보다 과정을 사랑하는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라보고 초심자의 시선으로 회사를 더욱 탐험한다면, 그럴 수 있을까? 나의 과정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과정도 여유 있게 기다리고 북돋아 준다면 그럴 수 있을까? 


"성장 마인드셋은 사람들이 현재 하는 일을 사랑하게 해 주고, 어려움이 닥쳐도 그 사랑을 이어가게 해 준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운동선수, CEO, 음악가, 과학자들은 모두 자신의 일을 사랑했으며,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이들 중 상당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p82) 

"고정 마인드셋에서는 모든 것이 결과에 초점을 맞춥니다. 만약 당신이 실패하거나, 최고에 이르지 못한다면, 그 모든 과정이 낭비된 것으로 여기지요. 성장 마인드셋은 결과에 상관없이 사람들이 노력한 그 자체에 가치를 둡니다. 문제와 씨름하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고, 중요한 이슈를 다루지요." (p83) 

"당신이 무언가에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하더라도 열과 성을 다해 그것에 뛰어들고 매달릴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행하고 즐기기 위해서 반드시 ‘나는 이 일을 대단히 잘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노력의 가치와 그 기쁨에 대해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p88)" 


이는 실제로 최고가 된 사람들의 마인드셋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고 했다. 타이거 우즈는 “나는 이번 주에 수건을 꽉 쥐어짜듯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얻은 결과가 참 자랑스러워요.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좀 더 중요한 일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했고, 이 문장을 읽으면서 뭉클해졌다. 이번 주 내내 온라인을 달군 열여덟 살의 임윤찬 피아니스트도 떠올랐다. (어떤 왕관을 위해서가 아니라) 실력을 점검하기 위해서 콩쿠르에 나왔다고, 매일 15시간씩 연습을 하고, 그럼에도 산에 들어가서 피아노만 치고 싶다는 그의 말도 일맥상통한다. 이들에게 성공이란 최선을 다하고, 배우고, 발전하는 것이다. 


리더의 성향이 위대한 기업을 만든다, 자신과 직원들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믿음, 추진력과 열정. 

'존경받는 리더들의 마인드셋' 챕터도 좋았다. 스타트업은 리더의 성향이 회사의 전부 아니던가? 자기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늘 배우고, 열려 있고, 질문을 던지고, 직원의 잠재력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고, 본인의 결점을 직시하며, 자신을 과신하지 않고, 솔직한 리더가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위대한 회사'로 성장하고 있는 곳일 거다. (근데, 이 요소들 모두 우리 회사 대표님이네?  그렇다면, 회사 채용 페이지에, 그리고 미디어 만나서 회사의 경쟁력 중 하나로 "남다른 대표가 있어요"라고 말해야 하나... ㅋ 이것 좀 괜찮은데?) 


책에서 대형 가정제품 체인 '서킷 시티'의 CEO 앨런 워츠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워츨은 이사진을 무조건 설득하려 들지 않았고, 논쟁을 배움의 기회로 삼았다는 얘기. 임직원에게 질문하고, 논쟁하고, 조심스럽게 탐색하면서 회사의 현재 위치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했다고 했다. 이해가 될 때까지 끊임없이 '왜, 왜, 왜?'하고 물었다고. 타이르고 설교하고 주입하는 것보다,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교류한다는 것, 이것이 어떻게 보면 성장 마인드셋이기에 가능하고, 성장의 디딤돌이 되는 기본인 것 같다. 혼자만 달려가지 않고, 모두가 함께 같은 방향으로 뛸 수 있도록 하니까. 


"계속 번창하는 기업들은 무엇이 달랐을까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몇 가지 중요한 요인들을 거론했습니다만, 그중 가장 절대적인 요소는 남다른 리더의 성향이었습니다. 위대한 기업을 만들어낸 리더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잔인할 정도로 난감한 과제에도 당당히 맞서는 동시에, 자신을 쓸데없이 과시하지 않는 유형의 사람들이었던 겁니다. 즉, 실패가 눈앞에 닥쳐도 결국에는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 리더들이었던 거죠." 

"그 리더들의 특징은 이랬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남들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쓸데없이 애쓰지 않습니다. 그들은 끊임없이 성장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자신의 주변을 최대한 능력 있는 사람들로 채우려고 했으며, 자신의 실수와 결점을 직시하였고, 자신과 회사가 앞으로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물을 줄 알았지요." 

"리더십 구루인 웨렌 베니스는 세계 최고의 기업 리더들을 연구했습니다. 그 위대한 리더들은 원래 리더가 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지요. 자기 자신을 증명하는 일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고, 단지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엄청난 추진력과 열정을 가지고 임한 결과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을 뿐이었습니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리더인 그들은, 자신과 직원들의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위대함을 돋보이게 할 견인차로써 회사를 이용하는 대신, 그 위대함을 자신과 직원, 그리고 기업 전체를 위한 성장 동력으로 활용했지요." 


우리 회사 조직 문화의 기반은 '성장 마인드셋'이구나 싶었다. 

어느 날 다운로드한 회사 키노트 포맷에 이런 문구에 쓰여 있었다 ㅋㅋㅋㅋ 


누구든, 언제든, 무엇이든, 다 배울 수 있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다. 우리 회사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우리 회사의 일에 대한 마음은 여기서 출발한다. 


언젠가 대표와 대화하면서,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어떻게 AI 기술을 이렇게나 잘 알 수 있게 되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조금은 심드렁하게) 세상 대부분의 지식은, 책을 보고, 대화를 하고, 실제 적용하면서 모든 것을 다 배울 수 있다고 얘기했다. 그냥,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다 할 수 있다고. 


그렇다면 대표를 떠나서 팀과 유닛의 리더들도 이런 생각에 동의하고 내재화되어 있을까? 책에서도 '과연 한 '기업' 전체가 특정한 마인드셋을 갖는다는 게 가능한지' 설명한 부분이 있다. 책에서는 1) 재능이 뛰어난 관리자가 아니라 성장 마인드셋이 몸에 밴 관리자를 찾아라 2) 리더, 관리자, 직원들에게 성장을 믿도록 훈련시켜라 3) 성장 마인드셋 환경을 조성해서 사람들의 성공을 독려해라라고 설명한다. 


회사에서 내부 유닛 리더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들도 인간의 능력은 발전될 수 있다고 보는지, 결과보다 과정의 가치를 중시하는지, 실제로 생각하고 마음먹어 배운 영역은 무엇인지. 그렇게 되면 우리의 조직문화가 조금 더 명확하게 보일 것 같기도 하다. 


나를 바꾸고 싶은 사람, 일하면서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 보스가 아닌 좋은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 아이를 실패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사람, 노력하는 마음으로 좋은 관계를 쭉 유지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우리 회사 들어오고 싶은 사람?! 읽어보면 좋을 듯. 


나는 아직 싱크로율 100%는 아니지만, 또 모르지. 언젠가 엄청난 맹렬한 심봉자가 되어 있을 수도. 재미있게 읽은 책이 한 권 더 늘었다. 행동으로 증명하는 건 또 다른 일이겠지만, 나 자신을 뒤돌아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운다는 건, 언제나 의미 있는 일이다. 


아, 이 책의 시작은 씩씩거림이었으나, 마지막은 울렁거림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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