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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호 Dec 31. 2022

이태원 분향소 다녀 왔습니다.



이태원 분향소에는 분향소를 지키는 자원봉사자, 추모객, 그 앞에서 집회를 하는 보수 단체, 경찰, 유튜버들이 모여 꽤나 혼잡한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보수 단체 쪽에서 깐족거리는 이야기를 하고 추모객이 화를 내고 하는 모습이 반복되더군요. 그러다 보니 화를 내는 추모객은 주변 다른 분들께 제지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보수 단체의 그런 좋지 않은 이야기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려 고개를 돌리고 있었는데요. 중간에 한 번 그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거기서 유튜브 방송을 하는 사람의 표정을 보게 되었어요. 잠깐 본 것이지만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안 좋더군요. 


비록 하루 뿐이지만 지켜보고 있자니 유튜버들이 너무 많더군요. 추모객 쪽도 그렇고 보수 단체 쪽도 그렇고요. 그리고 많은 부분 그 유튜버들이 일을 키운다는 생각을 지우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들은 자극적인 내용이 필요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좋아 보이진 않네요. 물론, 제가 갔던 그 하루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그렇습니다. 


그리고 영정 사진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정말 차이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이 없으면 그냥 막연히 누군가 죽었구나 정도로 다가오지만 사진을 보고 있으니 그들이 죽었다는 사실이 정말 현실 그 자체로 다가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 어린 친구들이 죽었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고 너무 안타깝고 정말 속상하고 그렇습니다. 내가 그들을 그곳에 밀어 넣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먼저 세상을 살아온 선배라면 선배인데 그들이 그렇게 무기력하게 스러지게 만든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생각이 절 참 괴롭게 만드네요. 


당신들이 그곳에서 그렇게 떠날 수 밖에 없는 세상을 만들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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