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법 짓는 마음
이보라 지음, 유유
전 직장 상사? 직장 전 상사?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일을 하며 잠깐 만난 분이 책을 내셨다고 해서 찾아서 읽어 봤다. 재미있게도 발행일이 내 생일과 같더라.
책은 얇고 작은 편이라 앉은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책 내용 중 몇 가지는 저자 본인에게 들어서 친숙하기도 했고 관심 있는 것들도 있어서 조금 더 쉽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리뷰를 쓸지 말지 참 많이 고민을 했다. 책이 나쁘다거나 한건 아니지만 괜히 좋은 책에 어설픈 내용을 얹는 게 아닐까 걱정했지만 무플보단 악플이라고 하지 않던가. 검색해서 뭐라도 나오면 더 좋겠지? 하는 마음으로 써 본다.
법은 우리 사회를 이루는 뼈대와 같다. 그 아래 무수한 규칙과 행정의 언어들이 근육과 살이 되어 우리 삶을 바꿔 나간다. 그리고 그 법을 만들고 바꾸고 없애는 곳이 국회라는 곳이다.
그 국회는 우리에게 너무 멀리 있어 잘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언론을 통해서 가공된 정보만 접하다 보니 너무 낯선 곳이 되었다. 마치 저 멀리 지평선 너머의 신비로운 섬 같은 느낌이 든다. 폭력이 난무하는 신비의 섬.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런 국회의 기록이 참 소중하고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 각종 소문이 난무하고 자신의 이익에 따라 상대방을 얼마든지 악마화할 수 있는 곳에서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보통 용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와 출판사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국회 보좌진의 고뇌와 고민, 고충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책 내용을 소개하고 싶지만 좋은 글에 감히 한마디 얹기가 어려워 그냥 추천한다는 말로 때우게 된다.
찰리채플린이 우리 인생이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듯 국회의 모습 또한 다르지 않다. 거기 사는 사람들을 멀리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싸움꾼에 도적놈들 소굴 같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그토록 치열하게 자신을 희생하며 사는 사람도 없다.
멀리서만 보지 말고 가까이 한번 들여다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