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의 사회

by 김민호

너 T야?


요즘 많이 나오는 말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T는 MBTI의 8가지 지표 중 하나인데요. 판단기능과 관련된 것입니다. 판단을 할 때 사고(T) 중심인가 감정(F) 중심인가 하는 건데요. 사고는 쉽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 감정은 감정적이고 공감에 더 가까운 것 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MBTI의 정확도나 논란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알고 또 즐겨 이야기하고 있죠. 여기서 어떻게 사람의 성격을 16개로 나눌 수 있느냐라고 한다면 너 T야?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과거 사회는 남성이 지배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식민지하의 군국주의, 징병제, 군부독재로 이어지는 통에 매우 마초적이고 남성적인 것이 지배하는 사회였습니다. 그래서 이성과 논리가 사회의 기본 언어였고 누군가 고통을 호소하면 "라떼는 말이야" 같은 이야기가 돌아왔죠. 괴로움을 호소하는 것은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위였습니다. 고통을 호소할 시간에 그 원인을 파악해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었죠.


하지만 이제 사회가 변했습니다. 아직 유리천장이 존재하지만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많이 늘어났으며 그로 인해 우리 사회의 언어가 T에서 F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괴로움을 호소하면 "라떼"가 아닌 "그랬구나"가 등장합니다.


그래서 요즘 이성적인 말을 하면 유행에 뒤처진 꼰대가 되기 십상입니다. 저는 그 이유를 반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익숙하게 써오던 이성의 언어를 감정의 언어로 써야 하는 어색함, 그리고 감정을 더 많이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등.


과거 김구 선생님은 문화의 힘을 매우 강조하셨습니다. 저는 이 문화의 바탕이 F라고 생각합니다. 감동을 주는 이야기, 눈물을 쏙 빼는 슬픈 이야기,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랑 이야기는 공감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사실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던 저와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고 그 안에서 우리는 울고 웃고 사랑하고 살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 사람이 먼저 가고 이성이 따라가면 안 될까요? 누군가 힘들다고 하면 먼저 따뜻한 말로 위로해주고 나서 같이 방법을 찾는 게 어떨까요? 그게 조금 더 바람직한 사회생활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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