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레드(Threads)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에서 한 연예인의 발언을 기점으로 성매매 합법화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 유흥가를 덮어두기만 해서는 안 되며 양성화해야 한다는 것이 주장의 골자였다.[1] 이러한 찬반 양론의 격돌을 지켜보며 깊이 고민해 보았으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행법대로 성매매는 불법으로 유지되는 것이 옳다는 확신을 굳히게 되었다.
성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측이 내세운 핵심 논거 중 하나는 돈을 주지 않고는 성욕을 해소하지 못하는 불우하고 소외된 이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생물학적 사실과 통계적 진실을 모두 교묘하게 왜곡한 주장에 불과하다. 의학과 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식욕이나 수면욕은 차단될 경우 신체의 항상성이 파괴되어 생물학적 사망에 이르는 절대적 생존 필수 욕구다. 반면 성욕은 도파민 중심의 보상 회로와 연관된 본능일 뿐 충족되지 않는다고 해서 생명이 위협받거나 육체가 파괴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평생 금욕을 실천하는 성직자들이나 타인에게 성적 이끌림을 느끼지 않는 무성애자들이 건강한 일상을 영위한다는 사실이 이를 실증한다. 즉, 강력한 본능적 욕망을 타인의 신체를 도구화해서라도 보장받아야 할 생존권으로 비약시키는 것은 논리적 오류다.
2016년 여성가족부의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남성의 절반 가까이가 성구매 경험이 있었으며, 최초 구매 동기의 1위는 '호기심(28.6%)', 그 뒤를 이은 것은 군 입대나 회식 등의 유흥 목적이었다.[2] 상습 성매수자의 37% 이상이 기혼자라는 존스쿨(재범 방지 교육) 통계[3] 역시, 성매매 시장이 소외계층의 절박한 창구가 아니라 평범한 다수가 오락과 유흥을 위해 타인의 신체를 쉽게 도구화하는 자본주의적 소비 시장에 불과함을 정면으로 증명한다.
해외의 합법화 및 비범죄화 사례를 보아도 그 실패는 명확하다. 독일은 성매매를 산업으로 인정하고 합법화했지만 종사자들의 철저한 양성화와 관리라는 초기 목적은 완전히 실패했다. 사회적 낙인에 대한 두려움으로 공식 노동자로 등록한 여성은 1% 남짓에 불과했고 합법화로 인해 늘어난 시장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주변 빈곤국으로부터 유입된 인신매매가 오히려 폭발적으로 증가했다.[4]
국가의 규제마저 없애고 완전한 자유 시장에 맡긴 뉴질랜드의 전면 비범죄화 모델도 다르지 않다. 자국민에게만 비범죄화가 허용되면서 법의 테두리 밖으로 밀려난 이주민 여성들은 강제 추방의 두려움 때문에 더 깊은 음지에서 심각한 불법 착취를 당하고 있다.[5] 규제가 사라진 자리에는 포주들이 합법적 사업가로 둔갑하여 경제적으로 취약한 종사자들을 합법적인 사규와 경제 논리로 쥐어짜는 새로운 착취의 고리만 견고해졌을 뿐이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성매매가 인간을 철저히 수단과 도구로 전락시킨다는 점이다. 노동은 경제적 대가뿐만 아니라 자아실현과 사회적 연대를 동반하는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지만 성매매는 오직 돈을 대가로 인간의 내밀한 신체를 대상화한다. 이는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을 수호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헌법적 가치와도 반한다. 2016년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성매매 처벌 조항에 대한 합헌 결정(2013헌바322)[6]을 내리며, "성은 인격과 분리될 수 없으므로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를 처벌하지 않으면 국가가 인간의 성을 상품화하는 것을 방치하고 용인하게 되어 결국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즉, 타인의 신체를 돈으로 소비하고 도구화하는 행위를 막는 것이 성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일부의 이익보다 더 중대한 공동체적 가치임을 국가 최고 규범이 확인해 준 것이다.
타인의 신체를 돈으로 소비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주어질 수 없다. 경제적 벼랑 끝에 몰려 성매매 시장으로 내몰리는 이들이 있다면,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합법적으로 몸을 팔도록 시장을 열어주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노동만으로도 충분히 생계를 유지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믿는다.
[참고 문헌 및 주석]
[1] 최근 연예인 김동완의 스레드(Threads) 계정을 통해 촉발된 성매매 합법화/공창제 옹호 발언 및 계정 폐쇄 논란 (2026.02 언론 보도 종합).
[2] 여성가족부, 「2016년 및 2019년 성매매 실태조사」 (성인 남성의 성구매 경험률 및 구매 동기 조사).
[3] 여성가족부, 「2013년 성매매 실태조사」 (존스쿨 이수 상습 성구매자 심층 분석 결과).
[4] Der Spiegel, "성공의 비밀은 인신매매: 독일 사창가 황제의 최후" 등 독일 성매매법(ProstG) 시행 이후 인신매매 증가 및 저조한 등록률 관련 외신 지표 (2019).
[5] 뉴질랜드 성매매 개혁법(PRA 2003) 이후 이민국(INZ) 불법 윤락업소 단속 결과 및 이주 노동자 착취 사각지대 실태.
[6] 헌법재판소 2016. 3. 31. 선고 2013헌바322 결정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 위헌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