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전 준비 - 의제 세팅, 사전 설문조사 준비
의뢰인과 계약을 완료하고 실제 토론회를 진행하게 되었다면 이제 의제를 세팅해야 한다. 여기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의뢰인의 요구사항을 파악한 다음 토론자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지 결정해야 한다.
질문은 섬세하게 준비해야 한다. 질문에 따라 토론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알아보기 위한 토론이라고 했을 때
- 지역에 살며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요?
- ㅇㅇ시에 살면서 가장 불편했던 것 하나만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 이 동네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 다르게 나올 것이다. 불편한 것을 물어 보는 것과 가장 불편한 것을 물어보는 것은 다르고 부정적인 질문과 긍정적인 질문은 또 다르다.
다만 지역의 안 좋은 부분을 이야기 하라고 하면 민원성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기 쉬운데 이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민원성 이야기는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마을의 미화 혹은 살기좋은 마을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우리집 앞에 쓰레기 봉투 수거가 미흡합니다." 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특히 원탁 테이블에 공무원이 한명 앉아 있고 그 사람이 그 민원을 접수하는 순간 해당 테이블은 민원 성토장이 되어버리기 쉽다.
이렇게 되면 의도한 주제와는 점점 멀어지고 민원박람회 같은 꼴이 되고 만다. 말 그대로 비싼돈 주고 토론회를 진행 했더니 민원만 가득 받아 왔다면 좋아할만한 의뢰인은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현재의 결핍 보다는 좋은 미래상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좋다.
앞에 이야기한 것 처럼 민원 성토장으로 빠질 조짐이 보이면 테이블퍼실리테이터가 민원파티를 제지 하고 다시 토론의 주제로 사람들을 인도해야 한다. 그리고 그럴 수 있는 질문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진행 되었던 대규모 원탁토론은 대부분 지역의 문제 탐색, 해결방안 탐색의 형식으로 진행 되었다. 이를테면 이와 같은 식이다.
지금 불편한 것이 무엇인가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가 아니라 어떤 모습이 더 나은 모습인가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라고 질문한다. 즉, 부정적인 토론이 되는 것을 막고 긍정적이고 좋은 토론이 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 부적정인 질문을 하면 자연히 대답도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코끼리를 생각하지말라고 하는 순간 머릿속에는 코끼리가 떠다니듯 부정적 생각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게 해야 한다. 그래야 토론이 된다.
실제 대규모 원탁토론을 진행함에 있어서 토론 참석자의 참여 수준, 주어진 시간 등을 고려하면 저 정도가 가장 현실적인 타협점이긴 했다. 더 깊이 있는 토론을 하기엔 퍼실리테이터의 역량, 토론 참여자들이 준비 등이 더 필요 했으나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 부분은 퍼실리테이션이 많이 보급 되고 대규모 원탁 토론이 많이 진행되고 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의제를 준비해야 한다. 참여자들이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이야기 할 수 있는 주제를 준비하고 그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
토론을 진행함에 있어 테이블퍼실리테이터가 토론 참자가들에게 질문을 하고 의견을 구함에 있어 1토론과 2토론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의제를 준비해야한다. 1토론에서 나온 결과를 가지고 2토론을 이어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1토론에서 민원식이거나 토론 참여자들이 손댈 수 없는 주제가 도출되어서는 곤란한 부분이 많다. 물론, 앞서 수원의 사례와 같이 현재 교통이 매우 불편하지만 다문화가정을 배려하자는 결론으로 진행될 수 있다. 토론 참여자들이 숙의를 통해 멋진 결과를 도출한 모습이긴 하지만 토론의 디자인 상 이는 결코 바람직한 형태가 아니다.
의뢰인과 논의를 하여 의제를 선정한 후 토론 참여자들에게 이 의제를 알려 주어야 한다. 바람직한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토론 참여자들에게 이 토론을 왜 하는지, 주제는 무엇이고 토론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상세히 알려주고 학습해 오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그들에게 내용을 잘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설령 자료를 배포한다고 한들 숙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전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이 사전 설문조사를 통해 토론 참여자들에게 그들이 참여할 토론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을 하고 토론 참여자들이 주제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도록 돕는다.
이 사전 설문조사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