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는 영상으로
지역에서 대규모 원탁토론회를 진행하게 되면 지역 정치인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내주신다. 지역에서 100명 정도가 모여 토론회를 하는 것은 언뜻 생각해도 특별한 일이고 이런 행사에 정치인들이 빠지지 않는다. 귀신 같이 찾아 온다기 보다는 추최측에서 먼저 참석하시라 요청을 한다. 이런 큰 축제에 그런 분들을 초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군대에서 휴가 나가는 길에 대대장에게 신고를 하지 않는 것과 같다. 뒷일이 감당이 안된다는 말이다.
지역 정치인들은 유권자인 주민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고, 주민들의 불만사항, 요구사항을 캐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행사를 주최하는 입장에선 그들을 초대함으로 위에서 이야기 한 뒷 감당을 안해도 되고, 토론회를 홍보할 수 있게 되니 이것이야 말로 윈-윈이 아닐 수 없다.
다만, 토론에 앞서 정치인의 축사가 길어진다면 기껏 준비한 토론회의 흥이 다 깨어질 수 있다. 짧게 해달라고 해도 막상 단상에 올라가면 내려올 줄을 모른다. 노래방도 그렇지만 마이크란 것을 놓기가 참 힘들다. 특히 정치인들은 할 말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원래 말이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하는가 싶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한다. 대부분 좋은 말씀을 하시지만 토론회의 주인공인 참가자지 유력 정치인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자리에 올라가 축사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해서 마이크를 끈다거나 강제로 무대에서 끌어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이 축사는 토론회를 진행하는 이들의 큰 고민거리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지역에서 토론회를 하면 시장(구청장), 시의장(구의장), 국회의원 등이 나와서 축사를 하는데 내빈소개도 한참 걸리고 축사를 하는 데도 한참 걸린다. 시간이 부족한 토론회의 스탭으로 앉아 있으면 축사를 한다고 걸어 올라가는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인다. 어디 말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는다.
축사를 6명이 5분씩만 해도(대부분 5분 안에 못, 안 끝낸다) 30분, 교대시간 1분씩 5분, 내빈소개 5분 하면 이미 40분이 사라진 뒤다. 3시간 토론회를 한다고 하면 1/3이 인사로 끝난다. 참가자들은 그럼 그렇지 하고 집에 가고 막상 토론회를 시작하면 당초 기획했던 인원의 절반 정도만 남아서 토론 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방법이 영상축사다.
축사를 할 사람들에게 먼저 연락을 하여 영상을 전송 받거나 찾아가서 영상을 찍은 다음 편집해서 내보내면 된다. 가능하면 영상을 찍어서 달라고 하는 것이 좋다.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있기 때문에 먼 지역이라면 찾아가기도 어려울 것이고 요즘은 핸드폰으로도 깔끔하게 촬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괜히 찾아가면 전문가적 식견에 조명을 치느라, 마이크를 세팅 하느라, 카메라를 세팅 하느라 아무것도 못 할 수 있다. 괜히 누구는 찾아가고 누구는 안찾아가고 하는 소리 들을 바엔 똑같이 영상을 받는 것이 좋다.
축사를 할 사람 숫자에 따라 미리 1분~3분 정도 송출 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영상을 받은 다음 시간을 고르게 분배하여 편집 하면 된다. 가능하면 자막을 다 넣어주면 좋다. 토론회장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고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도 참여할 수 있고, 현장의 음향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요즈음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많아지면서 영상 편집자 구하는 것도 쉬워졌고 짧은 영상이라면 많은 돈이 들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