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원탁토론을 진행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19

테마퍼실리테이터의 역할

by 김민호

토론이 매우 정교하게 계획되어 있다면 테마퍼실리테이터가 크게 할 일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토론은 그렇지 못하다.


토론에 앞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카테고리를 만들어 두었다 하더라도 토론회 당일 다른 이슈로 인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또 숙의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오는 참가자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테이블퍼실리테이터가 카테고리에 없는 의견을 받아 억지로 거기에 끼워 넣는 것이 아니라 ‘기타’ 카테고리로 의견을 전송한다. 그러면 테마퍼실리테이터가 현장에서 이 기타 카테고리의 의견을 보고 기존의 카테고리를 수정해 취합하거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또한 테이블에서 실수로 입력한 내용, 명백한 오타 (ㅇㅓ제 -> 어제, 저희나라 -> 우리나라 등)를 수정한다. 다만 주의할 점이 오타 인지 정타 인이 구분이 명확하게 되지 않는다면 수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테마퍼실리테이터가 비문이라며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어서는 안 된다. 만약 문장을 다듬어야 한다면 이 의견을 제시한 참가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그래야 곡해가 줄어들 수 있다.


테이블퍼실리테이터가 카테고리 선택을 잘못 했을 때도 수정을 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 해서는 꾸준히 이야기 했지만 정답이 없다. 그러기에 명백히 잘못된 카테고리가 아니라면 억지로 고민하고 수정하고 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를 유치하자는 의견이 도로정비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다면 다른 쪽으로 수정해도 되지만 교통이 불편하다는 의견은 그 세부 내용에 따라 도로정비, 환경개선, 대중교통 등 어디에도 분류가 가능하며 심지어 일자리 관련에도 분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테이블퍼실리테이터의 의견 취합이 끝나면 토론 참가자들의 의견을 두고 투표를 하기 전 최종적으로 투표문을 만드는 것도 테마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다. 사전설문조사와 큰 차이가 없더라도 리플렛으로 제공된 카테고리와는 조금 다르게 투표를 하는 것이 좋다. 첫 번째 토론에서 리플렛과 투표하는 항목이 똑같으면 참가자들이 짜고 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도 있고 두 번째 토론에서 리플렛에 나오는 카테고리에 자신의 의견을 끼워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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