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원탁토론을 진행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21

메인퍼실리테이터의 역할

by 김민호

메인퍼실리테이터는 토론을 설계한다. 그는 의뢰인과 끊임없는 소통을 하며 토론을 만들어 간다. 메인퍼실리테이터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의뢰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은 무엇인지 파악 하는 것이다. 토론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 하는 것인지, 참가자들을 '모아' 토론케 하는 것인지, 토론을 '해보고자' 하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 그게 시작이다.


그리고 그 의뢰인들이 원하는 바를 파악 했다면 그것을 토론을 위한 질문으로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지역을 위한 발전방안에 대해 토론을 하자고 하면 토론 참가자들은 근엄하게 앉아 마치 장관들이 모여 회의하는 모습을 연출 할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뭐라도 된 것 처럼 떠들어 댄다는 말이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 국가 예산을 확보해야 합니다. 같은 이야기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할 일, 내가 살고 싶은 우리 지역의 미래 모습 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점심에 뭐 먹을래? 라고 물어보고는 아무거나 라는 답을 한다고 화내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


앞서 서술한 내용들은 의뢰인에게 꼭 설명을 해야 한다. 그리고 대규모 원탁토론은 행정기관에서 많이 수행 하는데 행정기관에서 만들어낸 계획을 뛰어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특히, 주민들을 모아두고 정책아이디어 발굴을 많이 시도 하는데 토론장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시장 공약집에 이미 나와 있는 의견이거나 검토 했다가 다양한 이유로 인해 폐기 했던 아이디어가 대부분이다. 정책전문가들이 모여 오랫동안 고민한 내용을 주민들이 모여 3시간 남짓한 시간 안에 그 보다 뛰어난 아이디어를 낸다면 행정전문가들은 모두 사기꾼일 것이다. 아직 그런 환상을 가진 의뢰인이 있다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대하지 말라고 명확하게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한다.


대규모 원탁토론을 매년 진행하다 보면 처음 그리고 2회 차 까지는 ‘말할 수 있는 기회’에 고마워하고 감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3회 차 정도가 되면 단순히 말을 하는 것을 넘어 말을 듣는 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자신이 제시한 정책 아이디어가 반영이 되고 있는지, 어떠한 절차로 소화되고 있는지 등, 이런 정보를 의뢰인에게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그들도 명확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의뢰인과 토론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를 했다면 본격적으로 토론을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의뢰인과 역할 분담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역할분담이 명확하지 않으면 토론을 망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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