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생각, 내용들이 있다.
대중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과 특별한 직책을 맡은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 있다.
직장생활의 부정적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상황으로 크게 세 가지만 열거해본다면...
① 저녁 약속이 있는데 부득이하게 야근을 해야 되는 상황 : 우울한 기분
② 퐁당퐁당 휴일이 걸린 날, 마음껏 휴가서 쓰기에 눈치 보느라 곤란함을 느끼는 상황 : 당혹스러운 기분
③ 일요일 밤 잠들기 30분 전 상황 : 최악의 기분
... 등이 있지 않을까 한다.

"날 건드리지 않는 게 신상에 좋을 것이야..."
그렇다고 직장생활이 무조건 부정적인 기분으로만 일하는 곳은 아니며, 나름의 카타르시스가 작용하는 곳이 직장이라는 곳이다.
고전역학에서도 말하듯 '제3법칙 -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은 반드시 존재한다.
직장생활의 긍정적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상황으로 크게 세 가지만 열거해본다면...
① 별일 아닌데 상사나 동료에게 칭찬받은 상황 : 괜찮은 기분
② 퇴근(금요일) 30분 전 상황 : 상당히 좋은 기분
③ 월급날 퇴근하는 상황 : 최상의 기분
... 등이 있지 않을까 한다.

"이 맛에 회사 다니지...ㅋㅋ"
장애인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나에게 직장생활은 또 다른 휴양처와 같은 곳 같다.
휴일인데도 잔업이 남았다면 주저 않고 시설로 향한다.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프림 커피 한잔으로 일과는 시작되지만, 이상하게 나는 사무실 내 자리에 앉아 프림 커피를 마시며 모니터를 바라보는 것이 좋아졌다.
시설과 관련된 유관기관에서 보내오는 자료를 보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재미가 솔솔 하고 개인적 업무(?)를 보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진 탓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굳이 꼭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휴일이 목숨 걸다시피 출근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아마 '일 중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겠지만, '개인 취향'이라는 변명으로 시설 내 자리를 선호한다.

"나는 그렇게 일에 미치지 않았..."
사무실 내 책상에 금송아지 한 마리가 있는 게 분명하다는 추측도 들어봤지만 사실무근으로...(있었으면 벌써 진작에 팔아먹었을 것이다).
빈 사무실 내 방, 내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이 좋다.
사회복지분야에 관련된 책도 좋고, 소설, 에세이, 역사 고서 등 글이 적혀 문단과 문장을 이루고 있는 한 권의 책을 완독 할 때 느껴지는 희열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때문에 급한 일을 끝내고 잠시나마 책을 읽는 습관이 생겼다.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요인 중 하나는 책을 읽다 보니 떠오르는 잡다한 생각과 지식 공유에 대한 갈망을 위해 시작한 이유가 있으니.
직장이라는 울타리는 성인이 되고 내가 살아온, 또는 앞으로 살아갈 공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아침에 눈떠서 집을 나서고 오전 9시부터 일과가 시작하여 오후 6시까지(근로계약서 상 그렇다는 것이며 대부분 야근이 많지만...) 직장에서 생활한다.
이렇게 쓸을 써놓고 보니... 내가 진짜 일 중독자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진짜 중독자인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이렇게 된 계기가 있었다.
첫 직장부터 나는 야근에 야근을 끊임없이 밥먹듯이 했었다.
요즘은 표준 근로계약서에 입각해 정해진 근무시간 외에 일을 할 수 없거나 퇴근시간을 철두철미하게 지키게 한다.
당시 나는 퇴근을 하기 위해서는 직속 상사가 퇴근하며 "나 먼저 가, 일찍들 퇴근해."라는 말을 들어야 퇴근을 할 수 있었고 또는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뭔가에 빠져 퇴근할 생각도 없는 상사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집에 언제 가려나 시계만 지켜봐야 했었다.
회계업무를 직무로 배정받았기에 분기말, 연말, 연초는 집에 거의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고 직장이라는 곳은 나의 또 하나의 주거공간처럼 되어버렸었다.
사업계획서(외주 프로포절 등)나 제안서 등을 직무로 담당하게 되었을 때는 가혹할 만큼 직장에 목숨 바쳐 일을 했었다.
운이 좋았는지 제안하는 일들은 대부분 뽑혔고, 실적도 동료들보다 월등히 좋아 직장 상사와 선배들에게 꽤 인정받으며 어깨에 상당한 '뽕'이 차올랐었다.
당연히 나에게 직장은 불편하고 번거로운 곳이 아닌 스트레스와 힐링을 동시에 안겨주는 곳으로 인식되었다.

"나... 그렇게 일만 했었다."
현재 시설장(원장)이 되어 그간 세월을 되돌아보니, 열심히 살았다는 뿌듯함이 든다.
그런데 이런 계기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내가 일 중독이란 말을 들으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 사무실을 찾은 이유는 어쩌면 이곳이 나에게 유일한 '힐링 플레이스'라는 것을 말이다.
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 계기를 쉽게 인지하지는 못한다.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둘째 아들 갑자기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책과 관련 논문, 연구보고서 등을 찾아보는 재미에 빠져 있었던 나는 직장에 대한 열의라는 계기를 놓치지 않고 계속 잡아왔던 것 같다.
직장을 사랑(?)하는 경험을 계기 삼아 꾸준히 출근했던 내 사무실, 내 자리에서 이렇게 정보를 찾고 얻는 것에 길들여진 것이다.
한번 잘 찾아보라~ 당신의 계기는 항상 늘 주변에 있다.
그 계기가 당신을 중독자로 만들든, 애사자(愛社子)로 만들든, 공처가로 만들든 무엇이든 당신을 만들 테니까.

"까짓 거, 겁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