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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지음 Nov 30. 2020

파란옷, 시도

파란옷을 입었다. 아마도 내가 옷을 사기 시작한 이후로 처음이다. 내게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결(?)한 색깔 중 하나.


내 옷은 대부분 검다. 검은색이 잘 어울리고 나도 좋아한다. 새로움을 시도하는 걸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기에 옷도 늘 같은 곳에서 빵도 늘 같은 빵집에서 같은 빵을 산다. 오랫동안 쌓인 믿음이 좋다.


나는 변화에 게으르다. 이 두 글자를 두려워하는 건지, 시도가 어렵다. 어울리지 않을까봐, 잘해내지 못할까봐 그런 종류의 걱정이 많다. 사소한 것에도 나를 제자리에 머물게 하는 걱정들. 누가 해코지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 내가 파란 옷을 입었다. 생각보다 괜찮다. 차분하고 깊은 파란색. 파랑도 다채롭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처음 옷을 산 것처럼 기분이 좋다


파란 옷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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