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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지음 Sep 03. 2020

잠이 오지 않아서

컨셉진,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 3일차

잠이 오지 않는 새벽. 때마침 내리는 비 덕분에 적당한 음악을 찾아 헤맬 수고를 덜었다. 좋아하는 빗소리. 저마다 다른 토닥임이 새벽이 내린 고요한 땅을 두드린다. 사이사이 귀뚜라미 소리도 들리는데 역시 잘 어울려 귀여운 마음도 든다. 한 시를 넘어 두 시를 향해 가는 시계. 소파에 기대앉아 본 거실은 어느새 대가족을 이룬 로봇들이 점령한 채로 멈춰있다. 곧 다가올 피로를 생각하면 당장에 자야 하지만 쉬이 그래지지 않는다. 책을 읽을까 하니 눈이 시큰하고 인화할 사진이나 골라보자 하면 또 모니터는 보고 싶지 않다. 딱히 하고 싶은 게 없는 게다.

교보문고 장바구니에 책 한 권 넣은 것으로 만족해야지. (차례를 기다리는 책들을 생각하면 차마 주문할 수 없지만... )

딱히 하고 싶은 게 없는 새벽이었지만 글을 썼다.

책을 산 걸까? 어찌되었든 무언가를 해 나갈 작은 힘이 생긴 기분이다.

좋은 밤, 아니 좋은 새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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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강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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