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진,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 6일차
지난 가을의 뉘른베르크. 흐린 하늘, 불이 켜진 세 개의 창, 마주본 건물이 그려진 창문, 커튼의 여백 모두가 좋다. 동그랗게 둘러진 언덕이라 비스듬하지만 왼쪽을 중심으로 균형이 맞는 것도 좋고 살필수록 나타나는 회화적인 모습도 좋다. 그날의 내 기억이 더해져 따뜻한 기운도 있는데 이건 나만이 안다. 사진은 늘 사적인 이야기를 담는다.
이 사진을 포함해 오랜만에 인화를 몇 장 했다. 예전에 비해 찍는 횟수는 많이 줄었지만 그마저도 모이고 모이다보니 어김없이 한 뭉텅이가 되어버린, 무게가 없는데도 무겁게 느껴지는 jpg. 상자엔 갈색 필름도 가득하다. 때마다 정리해두었으면 보기도 찾기도 편할 텐데, 아쉬움만큼 실천하지 않아 도통 나아지지 않는다. 아무튼,
이 사진은 역시 더 큰 사이즈로 인화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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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강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