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침 편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민혜 Jun 15. 2023

[벤자민 프랭클린]

아침편지

글모닝! 좋은 아침입니다. 



얼마 전, 욕망에 대한 주제를 들고 강연을 했는데요.


삶에 필연적인 욕망이 타인을 향할 때, 그 욕망을 갖지 못하면 불안하고 무기력함을 느끼죠. 거머쥔 때엔 허무하고 우울하고요. 왜일까요? 생의 기본값인 욕망이 곧장 타인을 향하는 이유는, 어린 시절과 관련이 있습니다. 태어나길 홀로 날 수도, 생을 이어갈 줄도 모르는 우리예요. 스스로 걷지도, 먹지도, 마실 줄도 모르니까요. 철저히 양육자의 사랑을 받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환경에 처해집니다. 즉 우리에게 '사랑'은 '생존'과 직결되는 겁니다. 물론 어느 정도 크고 나선 당연히 누군가의 보살핌 없이도 생존이 가능해지지만, 이미 머릿속엔 프로그램이 깔렸습니다. 사람 역시 컴퓨터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있다고 빗대곤 하죠. 쉽게 말해, 대체로 우리는 버림받는 느낌,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이 죽음과 같은 두려움으로 각인되어 있는 겁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그렇습니다. 프로그램대로 타인의 욕망을 좇는 경우가 다반사인 겁니다. 일생을 그렇게 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돌이 돌인 줄 알아도, 사람들이 원하면 나도 원하는 느낌이에요. 금이 금이어도, 사람들이 싫다면 나도 싫은 느낌이죠. 불안과 무기력, 죄책감, 허무감 등이 종합 선물 세트처럼 따라다니는 이유예요. 내가 나로서 살지 못하기 때문에, 연극을 하고 있는 까닭이죠. 


비교하는 마음 역시 쉽게 납득할 수 있습니다. 실은 남보다 너무 튀는 것도, 모자란 것도 싫은 거예요. 그러면 미움받을 것 같고, 미움받는다는 걸 마치 생존의 위협처럼 느끼니까요. 지금까지 제 이야기였습니다.


자기 욕망이 어렵사리 뭔지 깨닫는다 해도, 몸을 틀기가 여간 쉽지 않습니다. 프로그램 삭제가 순순하지 않아요.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해서, 비교하고 불안해하는 마음에 대해서 가엾고 애틋하게 바라보고 인정해 주세요. 내가 원하는 바대로 살아가려는 마음이 얼마나 두려운지, 내가 먼저 공감해 줄 수 있어야 해요. 나무라지 말고, 다그치지 않는 겁니다. 조금씩 몸을 틀어가기로 스스로와 약속해요. 그런 자기 자신을 믿어주면 좋겠어요. 자기 성찰은 나를 들여다보기만 할 게 아니라, 그런 나를 스스로 안아주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6월의 절반입니다! 천천히 나를 살피는 오늘 되시길 바라요. 파이팅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