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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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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Jun 24. 2023

부자의 삶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당대 최고의 부자였던 카네기의 글로 인사드려요. 가난한 이민자 출신의 카네기는 열세 살부터 면직물 공장에서 일을 하는데요. 학력은 초등학교를 다닌 게 전부였고, 슬럼가에 살며 스무 살엔 아버지까지 여의게 됩니다. 결국 이른 나이에 가장으로서의 삶을 살게 돼요. 집안 환경이 쥐어짜듯 하니 그 스스로 남다른 성실함이 주어졌다고 합니다. 근면함덕에 예쁨을 받기도 했죠. 투자에 있어 과감한 면도 있었던 것 같아요.

 

책임을 다해 가장 역할을 했던 카네기는 어머니와 남동생을 여의고, 그다음 해가 돼서야 결혼을 합니다. 그때가 52세예요. 인색하기로 유명했던 카네기는 갖가지 이유를 들어 임금을 삭감하는 등으로도 이름을 떨쳤어요. 노사 갈등이 첨예화되었을 때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도망쳐 있던 카네기는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해요. 기업 이미지는 말할 것도 없이 추락했고요. 물론 무능한 노동자들에게는 매몰찼지만, 사회에 기부하는 데에는 그를 넘어선 자가 없다고 해요. 여러 분야의 자선사업을 펼치고, 재단을 설립하기까지 했으니까요.


그의 '산타클로스 행각'에 지쳤다고 말한 딸 마가렛의 말도 유명한데요. 미국사의 자본주의는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는 말이 돌아요. 미국만 그렇겠습니까. 얼마 전 읽었던 세이노가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최고의 부자가 되기까지 '인정욕구'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이후 사회에 재능과 돈을 환원하는 식으로 한번 더 크게 인정욕을 채운다고 해요. 알지 못하지만 알 것 같습니다. 어설픈 인정욕구를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 당장 부자로 보이는 데에 신경을 쓰느라, 실질적인 자산을 모으기 어려운 거겠죠.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으로 모임을 가진 적이 있어요. 부제가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입니다. 책에서도 역시 실제 부자인 것과 부자처럼 보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했어요. 대부분 사람들이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부자처럼 보이는 것이, 부자라고 믿기 때문이라고요. '부'라는 건 사지 못한 차, 갖지 못한 물건이라는 식의 글귀가 있었죠.


최근 읽었던 성공러들의 책이 공교롭게도 앤드류 카네기, 게리 바이너 척, 세이노, 일론 머스크 등인데요. 모두 공통점이 있어요. 부자란 무엇인가요? 휴양지에서의 여유로움과 느긋함, 외제차라던지 욕망을 가득 채우는 이가 있던가요?


언제부턴가 모두 부자가 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은 그에 더해 부자면 좋지,라는 식으로 막연하게 생각하는 지점을 넘어 진실로는,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무의식이 강하리란 것도 알겠어요. 이번 생은 망했다, 고 말하기 전에 대부분은 자신이 진실로 원하는 데로 삶이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겁니다. 그렇다면 엉망인 듯 보이는 내 삶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감사할 수 있겠죠. 어쩌면 나는 나의 무의식을 증명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거니까요. 탓할 데가 없어집니다.


어린 나이에도 연봉 1억, 2억, 3억을 해오면서도 부자가 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어요. 부자에 대한 개념이 없고, 강렬하게 몰입한 일도 없었죠. 또 하나는 제 자신이 게으르고 여유로운 걸 좋아한다는 겁니다. 일을 할 때에도 극명히 드러나는 지점이에요. 돈을 벌 적에도 어렴풋이 부자의 삶을 동경하지 않는다는 걸 느낀 적이 많았어요. 셀럽의 삶, 자산가들의 삶이 치열해 보였거든요. 누군가는 제가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명상하는 걸 두고, 또 나름 자기 계발을 해나가는 걸 보고는 치열하다 할지 모르겠어요. 이상한 일이죠. 마냥 게으르게 있는 것이 조금도 여유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어쩌면 셀럽이나 부자의 삶 역시, 막연하게도 치열한 삶으로 비치는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험해보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이런 것을 두고 고정관념, 편견이라고 하죠. 남은 숙제가 분명합니다. 저는 어떤 생을 살아갈지 누구나 선택할 수 있다고 믿어요. 이 믿음이 얼마나 강하냐면, 누구나가 죽는다는 것과 맞먹는 참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부자의 삶과 그저 그런 삶, 가난한 삶을 선택한다고 믿어요. 각각의 삶에는 장단점이 분명한 것 같아요.


대학 졸업장이 능사가 아니듯, 부자 역시 삶의 해법은 아니란 겁니다. 늘 퀘스천 마크가 따라다니는 이 지점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볼 참입니다. 막연하게 돈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일종의 방어막과 같아요. 뿌리 깊게 박혀 삶을 움직이는 건 표면적인 생각이 아닙니다. 횡설수설했지만 자기반성이랄까요. 감사일까요. 지금까지 내 삶이 나의 원대로 흘러왔다는 데에 깊은 책임을 느끼는 아침입니다. 좀 더 생각이 정리된 후에, 다시 한번 이 지점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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