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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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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Jun 27. 2023

반이나 남았네?! [아침편지]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우리 인생을 시궁창에 비유한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 실감 나는 오늘이에요. 불가에서는 사람들이 화택(火宅)에 산다고 비유한 바 있고, 기독교에선 십자가를 이고 살아가는 사람들로 은유하기도 했죠. 그마만큼 삶이란 게 마냥 화사하지만은 않은 것은, 꼭 지금 날씨처럼 지루한 장마를 거쳐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동양 철학에선 사람을 자연으로 보았어요. 누군가가 방방거리는 봄으로 태어나고, 다른 누군가는 같은 봄이라도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봄날이기도 한 겁니다. 그러니까 한 사람이 가진 성향, 기질, 환경 등이 정해져서 태어난다고 본 거예요. 맞다 틀리다 분분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 실제로 그렇죠. 누구나 타고난 기질이 있고 부모가 정해져 있으니까요. 제가 결코 운명론자는 아닙니다만 어느 정도는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지거나 빼앗긴 채로 태어난다는 걸 인정해요. 

오늘은 6월 27일 화요일입니다. 6월도 닳고 있죠. 한 해 절반을 꿀떡 베어 먹은 셈이에요. 지금 내가 어디쯤 왔나를 가늠하기 위해 상대값이 필요할 테죠. 우린 이렇게 자신을 파악할 때 남을 끌어당기게 돼요. 실은 절대적으로 가치가 있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내가 나아가는지 그렇지 못한 지를 파악하려 들어요. 여기서부터 오류가 납니다. 방점을 내게 두지 않으니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나의 가치가 달라지니까요.

다른 사람은 나와는 다른 계절에 있어요. 하다못해 가족이라도 그렇습니다. 나의 계절과 비슷한 사람을 보면 또는 내가 지나온 겨울을 겪고 있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가는 이유예요. 실은 어느 누구도 나와 똑같은 날에 있지 않은 것을 알아야겠습니다. 나의 성장, 성공 그 기준을 나에게 두세요. 그제야 진정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걸테고, 오늘을 기쁘게 사는 지혜일 겁니다. 반이나 지나갔어? 반이나 남았네! 어느 쪽이든 맞는 말이에요. 즐거운 화요일 보내기로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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