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걷는 내내 사람을 관찰했다. 당당하게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치 심판관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은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느라 내 앞에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개월 전 즘 Chat GPT 책을 서평 제안으로 성의껏 읽은 적이 있다. 그 후로도 내내 선물이 들어오는 중에 GPT관련한 책이 여럿이다. 명확한 시기는 모르겠지만 메타버스니 인공 지능이니 웹 3.0 시대가 열렸다고 시끌 시끌하다. 사람이 스마트폰을 이용한다고 해도 내 눈에는 스마트폰이 사람을 소유한 듯 보이는데, 아마 인공지능도 그럴 테지.
SNS가 필수인 시대이다. 뭐, 꼭 안 해도 살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 사람이 모이고, 시장이 열리는 까닭이다. 세상을 복제라도 한 양 옮겨졌고, 어쩌면 세계보다 광범위한 곳이 온라인 세상이다. 가격으로 보나 디자인으로 보나 제 아무리 완벽할지라도, 산골 구석 보다야 강남에 내어 놓아야 하는 이치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나는 온라인에 발을 담근 지 이제 꼭 1년이 넘어간다. 인스타, 블로그, 브런치 등 모두 채 1년이 되지 않거나 겨우 넘긴 정도다. 뭐든 남들보다 늦는 나는 튀는 것도 싫다. 꼭 나 같은 인간이 도리어 뒤로 음흉한 편이다.
온라인에 땅을 매입한다는 표현이 있다. 관심 없는 척하다 느지막이 꿈지럭거리며 내 땅을 만들어 보려 노력하고 있다. SNS 소통은 오프라인 인간관계와는 사뭇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공통적으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일이다. 모든 커넥션이 그렇듯 자신의 목적만을 드러내놓는 사람과는 별 가깝고 싶지 않다. 얼굴을 보지 않으니 하트가 남발하고, 애정 표현도 디스도 센 것은 당연한 일이다. 브랜딩이다 뭐다, 주야장천 인플루언서가 되려고 애쓰는 모습들도 보게 된다. 인플루언서로 보이기 위해 돈 주고 팔로워를 사는 경우도 많단다. 주객이 전도된 꼴이다.
목적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 나의 경우 공감, 위로, 소통의 목적이 크다. 스마트폰이라서가 아니라도, 사람은 인간관계로 까딱하면 자기 자신을 잃는다. 중심이 선 후라야, 어떤 관계에도 끌려가지 않고 나의 목적 위로 단단하게 서사를 쌓아갈 수 있지 않을까. 단순하게 말해 행복하기 위해서 SNS를 하기 시작한 자신의 의도를 놓쳐선 안된단 말이다. 가볍게 가고 싶으면 가볍게, 일 때문에 하는 거라면 사업답게 그 목적을 잊어선 안된다. 우리는 곧잘 위기 상황이나 힘들 때, 처음을 생각해 보자고 말하곤 한다. 모든 상황에 적용 가능한 이야기다. 자신이 서지 않은 채로는 직장에서건, 집안에서든, 하다못해 온라인 소통에서조차 이리저리 휘둘리고 마니까. 그럴 땐 처음을 생각하자. 처음 나의 의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