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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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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Mar 20. 2024

균형 잡는 법 하나

아침편지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바람이 여전할까요? 머리카락이 귀를 스치며 펄럭이던걸요. 제주도에 온 줄 착각할 만큼요. 길에 작은 입간판이 쓰러져 있었어요. 간판을 올려 세우며 균형에 대해 마음이 머물렀어요. 편지에 담아 봅니다.


저라면 일하는 엄마인데요. 평범하죠. 그런가요? ^^ 돈에 관해서만 이야길 하려도 균형이 필요합니다. 버는 일과 모으는 일, 불리는 일은 별 개니까요. 집안일과 양육은 어떤가요. 목록을 작성하라면 오늘 편지로 모자랄지 몰라요.


기억하는 것은 출퇴근하는 모양이고, 집안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대하는 게 전부지만요. 매 순간 우리는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고 있을 겁니다.


처음 두 발 자전거를 탈 때가 떠올라요. 체인에 올린 발에 힘을 주니 자전거가 이쪽저쪽 기울었어요. 자칫하면 다치겠더라고요. 몸 안으로는 단단해야 하고 바깥은 가벼워야 했어요. 저절로 나아가게끔, 발을 톡 하고 얹어야 하는데 조종하려는 마음이 방해가 됐습니다.


요가 자세에도 기우뚱할 게 많아요. 오늘 새벽만 해도 아슬아슬했어요. 적당히 힘을 나눠야 중심을 잡고 유지할 수 있어요.


마음이 기우는 곳을 살피세요. 염려하거나 바꾸려는 쪽에 힘을 주게 될 겁니다. 바깥에 무게를 두면 균형이 무너지기 쉬운데요. 자전거가 그렇고 삶이 그래요. 중심을 잡아야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평범하다 말하려 했던 나의 삶이 대단하다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내가 나를 존중할 때 타인을 존중할 수 있어요. 현실은 뭐 하나 제대로 못한다는 생각이 들지만요. 오늘을 사는 그대에게 존경하는 마음과 함께 응원을 보내요. 무수히 많은 바퀴를 굴리고 있는 그대니까요.


잘 자라주는 아이들 덕에 아침이 무사합니다. 아이들이라면 학교 선생님과 친구가 함께하는 덕이고요. 글을 읽어주는 그대가 있어 아침편지가 유효해요. 그대를 낳은 부모님과 함께하는 이들 덕분이죠.


캄캄한 새벽, 침대에서 눈 뜨는데 감사하다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명상하는 내내 쉴 새 없이 떠드는 머리에다 '감사합니다'라고 말을 건네 봅니다. 고만 좀 입을 다물어라, 싶다가도. 그 덕에 오늘이 있는 걸 알아요.


한 주의 중간이죠. 균형 잡고 나아가는 오늘 되시기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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