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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Apr 26. 2024

이해는 못해도 공감이라면

아침편지

4월 마지막 금요일이에요! 잘 잤나요? 혓바늘이 돋았어요. 이곳저곳 마음을 쓴다는 게 몸을 쓰나 봅니다. 어젠 거실을 비우기 시작해 아이 방에 잠들은 장난감들을 깨웠어요. 바닥에 작은 동산처럼 쌓아놓고 아이와 분류하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은 '정리'를 키워드로 잡았으니까요. 비단 집 정리만이 아니라요. 인간관계부터 몸에까지, 비우고 채울 요량이에요.


모처럼 약속이 많은 날이네요. 낮에는 B(브랜딩) 클럽 친구들 만나러 반포에 갑니다. 소식 전할게요. 밤에 라방이 있지요. 주제 선정을 여쭈었더니 <대화>가 1위라요. 그렇담 라방에 즉석으로 질문이 많으면 좋겠어요.


대화라니, '이해'와 '공감'에 생각이 머물렀어요. 지난 라방 우린 자기 자신만을 이해할 있다, 고 뱉은 참인데요. 과연 나는 나를 얼마만큼 이해해주고 있나, 싶어요.


뱉은 말과 행동에 이어 붙은 생각을 관찰해요. 어제만이 아니라 지나온 일에 관해서도요. 정말은 나 스스로도 '왜 그랬을까'에 머물러 있음을 알았어요. 물론 머릿속엔 말들이 가득해요. 선택에 대한 이유가 마치 분명한 것 같지만요.


'반드시' 그래야만 했을 이유를 스스로 납득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러지 않았어도 좋았을 것만 같은 거예요. 나는 나조차 완벽히 이해할 수 없는 건가, 좌절감이 들대요.


문득 이해가지 않아도 공감이 가능했던, 연민이 일었던 일들이 떠올랐는데요. '이해'는 머리가, '공감'은 가슴이 한다는 것을 깨달아요. 


머리가 하는 건 해석이고 예측이에요. 옳고 그름을 가르기 바쁘죠. 세상이 나를 심판하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단두대에 올립니다. 


흡족스러운 순간이 있을까요? 머리로 사는 동안 우린 결코 나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을 거예요. 나를 사랑할 수 없다면 타인과 세상은 요원합니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타인을 존중하기란 불가능해요.


단순하게 오늘도 가슴으로 살리라, 마음먹습니다. 머리야 계속 떠들라죠. 믿지 않으면 됩니다. 생각은 내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때면 금세 자유롭습니다. 곧잘 사로잡히긴 하지만요. 오늘도 자유하시기를!

 

라방 주제는 <이럴 땐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입니다. 시간 되면 들락날락하시고요. 마구 질문 주셔도 좋아요. 밤 9시에 만나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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