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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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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Apr 25. 2024

나의 판결

안녕하세요!


금방 줌을 켜고 스쾃을 백 개정도하고 왔어요. 한 달이 넘어가나요. 허벅지며 엉덩이가 쫀쫀하고 탄탄한 느낌입니다. 숫자를 세다 잊었어요. 자주 그럽니다. 하나부터 열까지만 세기 시작했어요. 76,84 하다 길을 잃어요.


아침 편지라고 주말이나 평일에나 매일을 쓰기 시작한 지 며칠인가 잊었어요. 2년이 더 됐죠. 미라클 모닝이라고 세려다 까무룩 합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세고 있어요.


어떻게 매일을 아침에 글을 올리는가, 작지만 수고스러울까요. 독서 모임에도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며칠 전 소중한 친구 한 분은 염려하는 DM을 보내기도 했고요. sns를 시작하고 '읽는 사람' 그리고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었어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약속을 나 자신과 했습니다.


매일 새벽 일어나 몸, 마음을 살피고 글을 써요. 제 삶이 그래왔듯 주제를 정하지 않습니다. 정보가 수두룩하고 이득 추구가 만반 한데 저까지 힘을 보태야 할까요. 길에 돌멩이 이듯 자극이 넘치는 시대예요.


어제 다이소 정보가 넘치는 인친을 팔로우했어요. 경험 있으시죠? 필요한 정보만 쏙쏙 알려주는 그런 계정 말입니다.


마침맞게 다이소를 가게 됐어요. 그분 sns에 들어가 추천하는 아이템들을 둘러봤어요. 집에서 계정을 봤을 땐 모든 게 좋아 보였어요. 가격이나 제품력에서, 여러모로 유용하다 싶은 물건 투성이었지요.


하나씩 추천하는 물건을 집어 드는데 손에 한가득입니다. 금세 불편한 마음이 들어요.


집에 와 하나씩 포장지를 벗기고 제자리에 가져다 두면서 찝찝한 마음의 정체를 알았어요. 이것들 없이도 잘 살아왔는데 물건이 늘어난 데에 오는 짜증이더라고요.


개인 추천은 광고와 다르다고 여기는 세상이죠. 티브이 광고가 sns를 통해 쪼개졌을 뿐이에요. 목적은 다르지 않은데요. 끊임없이 소비를 부추기는 피드를 정보랍시고 따라다니는 기분입니다. 좋아하는 책도 마찬가지예요. 매일 마음을 비우는 익숙한 사람이라 도로 쌓이는 욕심혀를 내두르게 돼요.


잔잔한 산속에 들어가 sns를 접속하지 않으면 덜하겠지만요. 요란 법석 떠는 바다에서 고요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삶의 지혜가 아닐까, 싶어요. 흔들리는 곳에서 중심을 잡는다면 어느 곳에도 마찬가질 테니까요.


종종 sns를 떠나는 분들이 보여요. 보통 탈퇴보다는 정보와 재미를 '소비'하기만 하는 편에 넘어가시는 것 같더라고요. 10년 뒤쯤 찾아오셔서 "켁, 여전히 쓰고 계시네요?"라는 댓글이 보이거든, 제 삶은 그럭저럭 성공했다는 생각이에요.


삶은 흘러갑니다. 어디로든, 갈 테죠. 고집부리진 않을 거예요. 단지 '오늘'도 쓰는 사람으로 살리라는 뜻을 세울 뿐이에요. 그러기 위해는 부단히 몸 마음을 살피고 세상을 봅니다. 제가 보는 세상은 그대가 전부예요. 따로 온라인에 접속하는 일이 없으니 말입니다.


매일 여기서 나아갈게요. 그대의 오늘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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