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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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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Apr 29. 2024

공을 끝까지 볼 것

아침편지

안녕하세요. 오늘은 특별한 날이에요. 그대가 그렇다고 믿는다면요.^^


사 월은 내일이면 다 가서요. 오 월이면 가정의 달이라고 괜히 분주합니다. 부모님도 자녀도 없다 한들 세상이 그래놔서요. 네 마음, 내 마음 별 게가 아닌 것 아시나요? 명상할 때나 글을 쓰다 종종 내가 사라지는 느낌을 경험하며 알겠더라고요. 숨 막히는 절경 앞에 누가 누군지를 잊는 것과 닮았는데요. 그대 마음이 내 마음이에요.


어제 걸려 있었던 군밤 모양 조각구름은 온데 드러누웠네요. 흰 구름이 하늘을 틈 없이 메웠어요.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 군산에나 대구, 제주엔 비가 내리는 모양입니다.


일요일 아침은 아이들과 배드민턴 했어요. 아들이랑 조카, 두 녀석인데요. 고만고만한 실력이지만 조카가 조금 더 서툴었어요. 라켓을 미리 휘두르거나 세게 뻗치기 일쑤였지요.


"서진아, 공을 끝까지 보고 그때 자세를 바꾸는 거야."


코 앞에 다가올 때까지 공을 보라는 말을 하면 할수록 조금씩 나아지더라고요. 다른 일도 그래요. 성급하게 결정짓거나 주춤거리다 타이밍을 놓치죠. 잘하려는 마음이 뻗쳐 나가서요. 못할까 봐 두려운 거고요.


방법보다 태도가 중요한 까닭이에요. 라켓을 잡은 손이 벌겋게 달아오른 아들도, 있는 힘껏 휘두르기만 하는 조카도 열심이지 않은 걸까요? 그대나 내가, 오백 년을 살아야 가능할 성취를 이룬 사람과 다르지 않아요. 우린 모두 열심인 걸요. 단지 우리 대부분은 공을 끝까지 보지 않을 뿐입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한 생을 지나온 아이들은 해맑아요. 성장하는 기쁨이지요. 나아가는 느낌이고요.


멈춤은 죽음을 의미해요. 늙음은 낡음이 아니라 나음이면 좋겠어요. 삶이 무료하다면 성장하지 않아 섭니다. 라켓을 휘두르기만 하거나 엉뚱한 곳에 힘을 주는지 살펴야겠어요.


생각 정리는 앉아하는 게 아니라 걷거나 움직이며 하는 겁니다. 볕이 구름에 가렸어요. 산책하기 그만이죠. 4월 마무리하기 좋은 날이에요.


오늘은 내가 어떤 두려움에 휩싸여 힘을 주는가, 생각해 보려고요. ^^ 기분 좋은 월요일이시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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