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법칙>을 읽었습니다.

소장할만한 책입니다.

by 하민혜

마음의 법칙


◎ 지은이 : 폴커 키츠, 마누엘 투쉬

◎ 출판사 : 포레스트북스

◎ 발행일 : 2022년 2월 10일


우연한 계기로 제 손에 책이 한 권 들렸습니다.





책의 부제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51가지 심리학'입니다.


"우리는 인생의 시작 단계이서 이미 '가져야 할 마땅한 감정'과 '갖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은 감정'을 구분해서 배우는 셈이다. 그래서 우리의 상식은 '갖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은 감정'을 억누르려 한다. 이를테면 우리 사회는 화를 내는 것을 부정적인 감정으로 취급하고 억압한다.
화를 '누군가의 뒤통수를 때리고 아픈 감정'과 동일시하는 탓이다." 14p


저자는 분노란 그저 뱃속에서 부글거리는 것일 뿐, 그 자체로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재치 있는 표현에 지루할 틈없이 몰입할 수 있었어요. 우리는 어릴 적부터 감정 을 느끼는 법,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억누르고 주변을 의식하는 법을 배운다고 합니다.


재밌는 예시가 나왔는데요. 우리가 누군가와 감정적인 대화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럴 때 진솔한 감정을 이야기하지 않고 상대를 겨냥하거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넌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라고 말한다면 상대는, "무슨 소리야! 난 지금 이해하고 있어"하고 대꾸할 수 있겠죠. 하지만 "난 속상해"라고 말한다면 상대가 "아냐! 넌 속상하지 않아!"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ㅎㅎ 이 부분에서 왜 이렇게 웃음이 나던지요.


아이들을 훈육할 때 제 스스로 "서연이가 그렇게 말하니 엄마가 지금 서운하고, 화가 나"라고 말하려 노력하는데요. 만일 제가 "넌 왜 그렇게 말하는 거니?"라고 불쑥 말이 나오면 이내 아이는 "내가 뭘! 그건 엄마가 그렇게 하니까 그러는 거지!"라고 따지기 마련입니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소제목의 글도 재미있었는데요.


"사람들은 보통 실패나 잘못을 했을 경우 그 탓을 외부로 돌리고 칭찬받을 일을 했을 경우에는 자신이 잘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내가 실패하면 '운이 없었기 때문'이고 타인이 실패하면 '원래 실력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성공하면 '내 능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고 타인이 성공하면 '운이 좋아서'라고 그 원인을 외부로 돌린다." 28p



저 역시 그런 심리가 있다는 것을 돌아볼 수 있었어요. 저자는 정말 환장할 노릇이 있다고 말하는데요. 우리는 상대방이 특정 사건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음을 알아도, 반드시 사람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 한다고 합니다. 이 즈음되면 사람의 심리가 참 자기중심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피그말리온 효과'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쉽게 말하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인간은 '자기 충족적 예언'을 통해, 칭찬과 격려를 받으면 스스로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다는 거죠. 자신의 태도와 행동 사이에 모순이 발생하면 어떨까요? 그때 우리는 이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른바 따먹지 못하는 포도를 보며 분명 맛이 시다고 우기게 되는 심리가 생기는 거죠. 책을 읽으며 고개를 얼마나 끄덕였는지 모릅니다.


앞서 설명드린 따먹지 못하는 포도를 시다고 하는 심리를 '인지 부조화'라고 부르는데요. 담배를 피우는 애연가가 건강에 해로운 것을 알면서도 끊지 않는 것 역시 인지 부조화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합니다. '담배 피우는데도 90살 넘게 산 사람이 있어'라는 식으로, 생각의 조화를 꾀하려고 하는 겁니다.


어떤 일에 투자한 노력이 크면 클수록, 우리는 그것에 해당하는 가치를 높게 매기는데, 이런 현상을 심리학자들은 '매몰 비용의 오류'라고 부른다.
매몰 비용의 오류에 빠지게 되면, 사람들은 흔히 싼 게 비지떡이지 하는 표현을 쓰면서 투자한 노력을 정당화한다... <중략>.. 부부관계와 자식만큼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것도 없다... 잘못된 선택일지라도 이제 와서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74p






역시나 사람의 심리는 자기중심적이면서, 철저히 자신을 보호하는 쪽으로 향해 있는 듯하죠?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심리는 '과잉정당화 효과'입니다. 심리적으로 동기부여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우선 내가 정말 즐겁고 뜻깊어서 기꺼운 마음을 내적 동기부여라 하고, 보상이나 처벌 때문에 움직이는 마음을 외적 동기부여 라고 하는데요. 재밌는 것은 기꺼이 나의 의지로 무언갈 시작하더라도, 그 일에 외적 동기 요인인 보상을 받는다면 우리 뇌가 이 활동을 돌연 새롭게 평가한다는 겁니다. '대가를 받다니, 이 일은 그리 멋지지 않은 것 같아'라는 심리가 생기는 거예요. 왜 이런 심리가 있을까요? 보상이라는 건 늘 좋아하지 않는 일, 그리고 불편한 무엇을 했을 때 주어지는 것이라고 교육받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무언갈 시킬 때 보상을 주는 일이 많죠. 내키지 않는 일에 받는 것이 '보상'인 겁니다. 해서 외적인 보상은 돌연 상황을 나쁘게 보게 만든다고 해요. 하려는 의욕을 꺾어버리는 수가 생기는 겁니다.


예를 들어 방 청소를 해야만 텔레비전을 볼 수 있다거나, 묘한 맛의 시금치를 먹어치워야 바깥에 나가 놀 수 있다는 식이다. 맛난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은 숙제를 끝내야만 먹을 수 있다. 기분 좋은 일, 예를 들어 텔레비전 시청이나 컴퓨터 게임을 한다고 해서 보상을 받는 일은 절대 없다. 그러니까 '불편한 일'과 '보상'의 결합은 우리 의식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다. 236p





부모로서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우리 애가 왜 그러는지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실은 부부의 관계에서부터 직장에서의 상황, 넓게는 지나가는 세상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그 누구도 아닌 나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점이 좋았습니다.

넘기는 페이지마다 모두 옮겨 적고 싶을 만큼 재미난 예시와 친절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삶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 중 가장 큰 하나는 나를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리학에 일컫는 여러 현상은, 내가 의식하지 않고도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든, 같은 말이지만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폴커 키츠와 마누엘 투쉬의 책을 꼭 만나보시면 좋겠습니다.


知人者智.

自知者明.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남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총명한 자다.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강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강한 자이다.'


-노자 <도덕경> 3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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