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쓰려고 읽습니다>

추상에서 구체로, 관념에서 실체로

by 하민혜

<쓰려고 읽습니다>


◎ 지은이 : 이정훈


◎ 출판사 : 책과강연


◎ 발행일 : 2023년 01월 01일


이정훈 작가님의 '10권을 읽고 1000권의 효과를 얻는 책 읽기 기술'을 감명 깊게 읽고, 강연에 참석한 일이 있습니다. 담백하고 진중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작가님의 글이 떠오릅니다. 간혹 글을 읽고 만난 작가님의 강연에서 실망한 적도 있는데요. 말솜씨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도리어 그 반대였습니다. 그저 작가님의 말과 글이 일치하지 않는 느낌이 들었던 겁니다. 이정훈 작가님은 안으로나 밖으로나 다름없이 진솔한 사람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이 늘 곧은길은 아니었을 텐데 한결같은 마음으로 스스로 갈고닦은 내공이 느껴져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시작은 제대로 읽고 있는가부터입니다.


"자기 계발은 신화가 아닙니다. 주관 없이 맹목적으로 매달려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목적 없는 방향은 방황이고 방향 없는 목적은 허상입니다. 진정 변화하고자 한다면 인생의 목표와 목적을 딱 떨어지게 설명한 자기만의 한 문장을 지녀야 합니다. 목표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는 대답이고, 목적은 단계별 목표를 통해 당신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24p


저는 4시 반에서 5시면 일어나 명상을 합니다. 글을 읽고 글을 씁니다. 다른 의미로 게으른 덕에 시간 관리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평일에 출근을 하든 않든 오전은 바쁜 업무 시간이어야 하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은 요가를 다녀오려 합니다. 오후 3시부터는 아이들을 챙겨야 해서 그전에 퇴근합니다. 게으르기 위해, 여유로운 시간을 위해 밀도 높게 업무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누군가에겐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비칠지 몰라도 작년 연봉은 8천 가량 됩니다. 올해는 본업을 손에서 더 놓아 버렸지만요.



누군가는 제게 바쁘게 사는 이유가 뭔지를 묻습니다. 왜 새벽에 일어나는지, 무엇을 위해 책을 읽느냐고요. 자기 계발의 목적이 반드시 삶의 변화일 필요인가요?

누군가에겐 길을 헤매는 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헤매는 과정을 의미 없는 시간이라 치부한다면 결과에 집착하고 있는 것일 테지요. 반드시 손에 쥘만한 무언가가, 눈이 번쩍 뜨일만한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는 겠죠. 삶의 결과는 죽음입니다. 죽음을 위해 내달릴만한 목적이란 게 무엇인지 저는 아직 답을 하지 못합니다. 다만 사는 오늘이 질적으로 내밀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새벽부터 밤에 잠이 들기까지가 꼭 인생 전체와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저 살뿐이긴 한데, 눈을 감은 채 살고 싶지 않습니다. 새벽부터 명료하게 정신을 깨우고 언제나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살려고 합니다. 본업 외에 책을 읽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일이, 요가를 다니고 요리를 하는 일이 고되거나 힘들지 않습니다.





"사막에서 사람이 죽는 이유는 길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사방으로 길이 나 있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제자리를 맴돌다 죽는 것입니다. 살기 위해서는 수천 갈래의 길이 아니라 스스로 확신하는 한 길을 정하고 걸을 수 있어야 합니다." 49p


인생은 사막이 아닐지 몰라도 사방으로 길이 나 있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의 길을 걷기 위해선 부단히도 자기 성찰이 필요하겠습니다. 기필코 애를 써도 타인이 될 수 없는 법인데 우리는 자꾸 다른 사람들을 보기 바쁘지요. 나의 길은 내가 닦아 가야 합니다. 길이 많아 제자리를 맴도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기웃대다 길을 걷지 못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가장 두려운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 없는 삶입니다.


그것은 마치 세상에 의해, 타인에 의해 억지로 희생하는 삶을 말합니다. 어릴 때 장사를 할 때에도 그랬고, 힘겨운 영업직 현장에서도 그렇습니다. 언제나 지금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다고 말합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함께 있는 사람이, 하다못해 사랑하는 자녀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억지로 하고 있는 일이고, 무슨 일에든 관계든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고 합니다. 단 하루라도 그런 마음으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삶을 누군가의 손에 쥐어주는 꼴이니까요.





책을 고르는 방법, 책장 그리고 책상을 정리하는 방법, (실제로 작가님의 조언 따라 정리하고 보니 속이 다 개운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제대로 책을 읽는 방법, 글을 단기(3개월) 중기(6개월)로 쓰는 구체적인 방법, 프롤로그 그리고 목차를 다루는 방법, 은유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책에 한가득 플래그 필름이 펄럭입니다. 한 페이지를 넘기다 말고 적고, 옮기고, 적었습니다. 실천으로 이끌어주시는 글에 깊은 감명이 있었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문장 수집을 한글 파일에 하시는지, 노션에 하시는지 단지 도구에 불과하지만 그 방법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신 내용들은 상당히 구체적이라 가슴이 뛰었습니다. 작가님 글귀를 옮겨 적고 떠오르는 생각을 적으면 그 분량이 책 한 권은 나올 것 같습니다. 책강 대학에 3개월 글 쓰는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고 싶습니다. 다만 방법론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성찰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책 만날 수 있도록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마음의 법칙>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