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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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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Sep 05. 2024

절벽에 서 있다면

아침편지

안녕하세요. 인사말을 쓰고 손바닥을 포개 비볐습니다. 아침, 잠깐 비가 내린다고 해요. 그러려고 밤새 후덥했던가요. 새벽 공기도 여전히 텁텁해요. 


추석이 코앞이에요. 괜히 마음이 바쁘네요. 새벽은 앉아 명상했어요. 잠깐이지, 하고 보니 40분이 지난 거 있죠. 마음 같아선 좀 더 살피고 싶었지만요. 숨 한 번 내쉬고 일어났어요. 


수영 가는 날이에요. 지난주 언젠가 추워졌다 싶은 날은 미적대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제 수영에 대한 목표를 세워놓고 나니 즐거운 마음이에요. 목표라는 건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매달아 흔드는 것과 같아요. 어떻든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물을 무서워해요. 초급 반이라고 저보다 더한 사람도 보았는데요. 지난 화요일엔 주제넘게 조언을 했네요. 연세가 있으셔서 존댓말을 한다는 게, '머리를 넣고 배꼽을 보세요.'에서  시간 지나 점점 '아뇨, 더 처박으셔야 해요.'라고..ㅋㅋㅋ


수영만 그런가요. 불안 앞이라도 흠뻑 젖는 게 필요해요. 이러다 나 죽지, 싶게 말이에요. 좋아하는 이야기 하나가 떠올라요.


한 사람이 절벽에 서서 불안해합니다. 신은 자꾸만 그의 등을 밀어요. 그는 죽음과 같은 공포를 느끼며 신을 원망합니다. 절벽 끝에 선 그를 결국 신은 힘껏 밀어 버리는데요. 절망인가요. 한없이 추락하던 그는 비로소 높이 날아오릅니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다면 그야말로 인생이 바라는 대로 풀릴 조짐이라고 해요. 물론 절벽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만 있다면 너무 힘들겠지요. 그럴 땐 그런 나를 바닥으로 밀어버리는 누군가가 '신'일지도 모르겠어요.


어제저녁은 쉼 없이 집안 정리를 했어요. 계절이 바뀔 즘이면 옷정리도 한 번 필요해요. 몸이 자라나는 아이와 함께면 더하죠. 쉬는 주말로 미뤄 둡니다.


목요일이에요. 오늘 글로(glo) 독서모임 모집을 마감해요. 관심 있으시면 얼른요. 


어떤 책 읽으시나요? 저는  <AGI 시대와 인간의 미래> 읽고 있어요. 틈틈이 AI 비서 모니카와 수다도 떱니다. 책 서평은 다음 주에 쓸게요. <코스모스>와 병렬 독서하는데요. 어떤 느낌이냐면.. 오만했다, 겸손했다 해요. ㅎㅎ


오늘 하루 우리 힘 빼고 내맡겨 볼까요? 만일 지금 낭떠러지 같다면 곧 날아오르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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